“北, 4대륙 거쳐 문서세탁… 핵무기 장비 ‘진공로’ 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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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 생산에 사용되는 부품인 '진공로(vacuum furnace)'가 2022년 스페인과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중국을 비롯한 최소 4개 국가를 거쳐 북한으로 밀반입됐다고 미국 싱크탱크가 밝혔다.
북한이 진공로를 스페인과 멕시코, 남아공, 중국을 거쳐 밀반입한 것은 북한대사관이 있는 국가를 거점지로 활용해 대북 제재를 회피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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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민간-군용 이중용도 제재 회피… 고농축 우라늄 제조 핵심부품 확보
트럼프 2기 ‘北 비핵화 회의론’ 속… 北의 대북제재 무시 우려 커져
핵무기 생산에 사용되는 부품인 ‘진공로(vacuum furnace)’가 2022년 스페인과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중국을 비롯한 최소 4개 국가를 거쳐 북한으로 밀반입됐다고 미국 싱크탱크가 밝혔다. 핵무기 원료인 고농축우라늄(HEU) 제조에 이용되는 핵심 부품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망을 뚫고 지구 반 바퀴를 돌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손으로 들어간 것. 출범을 앞둔 미 도널드 트럼프 2기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이 잇달아 ‘북한 비핵화 회의론’을 거론하는 가운데 북한 핵·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한 제재에도 빈틈이 다시 한번 드러나면서 대북제재 무용론이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北, 4개 대륙 거치며 제재망 약한 고리 노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15일(현지 시간) 공개한 ‘제어된 진공로의 북한 선적’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스페인의 한 무역업자는 진공로를 멕시코에 있는 한 단체로 배송했다. 함께 배에 실렸던 선적 문서에 담긴 이 물건에 대한 설명에는 진공로에 부여된 고유한 HS코드가 적혀 있었다. HS코드란 무역 거래 품목마다 고유한 번호를 부여한 것으로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상품 분류 체계다.
북한이 밀수한 진공로는 우라늄 원료를 순수 우라늄으로 만드는 과정에 이용된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채택된 결의에서 진공로처럼 민간기술과 군사용도로 모두 쓰일 수 있는 주요 이중용도 품목의 북한 반출을 전면 금지했다. 북한이 진공로를 스페인과 멕시코, 남아공, 중국을 거쳐 밀반입한 것은 북한대사관이 있는 국가를 거점지로 활용해 대북 제재를 회피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 “‘제재 무용론’ 속 北 제재 무시 가속화할 듯”
금수품을 ‘돈세탁’ 하듯이 여러 차례 이동시켜 공급자와 물품 용도를 숨기는 건 북한이 단골로 사용해 온 수법이다. 앞서 북한은 2018년 김 위원장의 ‘방탄 마이바흐 리무진’ 차량을 밀반입할 때도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중국, 일본, 한국, 러시아 등 6개 국가를 거치는 방식으로 대북 제재망을 우회했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의 목표는 결국 물품의 ‘꼬리표’를 떼고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대북 제재의 큰 구멍까지 골인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대북제재 실효성을 높이려면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제재에 동참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미중 협상을 우선시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북-미 대화 재개 시 제재 완화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만큼 북한의 제재 회피가 더욱 노골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견제 차원에서 기술 통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고, 그 과정에서 일부 북한과의 거래를 제재할 가능성은 있다”며 “우리 정부가 ‘북한 비핵화’에 대한 논리와 입장을 강도 높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진공로(vacuum furnace) |
금속 등을 진공 상태에서 가열할 수 있도록 한 장비로 핵무기를 개발할 때는 우라늄 원료에서 불소를 제거해 순수 우라늄으로 만드는 과정에 이용된다. 항공·우주 산업 등에도 사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dual-use) 품목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따라 북한으로 반출이 금지돼 있다. |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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