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트럼프 귀환 임박에 기대·우려 교차…48㎞ 펜스 철통 경비
워싱턴DC 의사당 일대 당초 25만 이상 인파 예상, 실내 전환에 대폭 줄 듯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두 번째 임기 취임식을 이틀 앞둔 18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DC와 인근 도시에서는 그의 귀환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모습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날 오전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펄스처치시의 웨스트펄스처치 전철역 승강장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구호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문구가 새겨진 빨간 모자를 눌러쓴 70대로 보이는 나이 지긋한 지지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워싱턴DC 시내로 향하는 전철을 기다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과 바로 30여m 떨어진 한편에서는 이들보다 적어도 서른 살은 젊어 보이는 여성들이 트럼프에 반대하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포즈를 취하며 휴대전화로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워싱턴DC 시내로 향하는 열차를 기다렸다.
열차 안에서 만난 트럼프 지지자 베이커(71)는 "트럼프가 잘 해낼 수 있다는,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려고 시내로 나간다"라며 "오늘 같은 날에는 우리 같은 지지자들이 많이 워싱턴DC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취임식이 열리는 월요일도 공휴일이라 오늘부터 3일 연속 연휴"라면서 "오늘은 워싱턴DC 시내를 산책하며 스미소니언 박물관도 둘러보고, 취임식은 가족들과 집에서 TV로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취임식 행사는 당일 영하 13도까지 떨어지는 '북극 한파'가 예보되면서 미 의회 의사당(U.S. Capitol) 야외무대에서 내부 로툰다(중앙홀)로 취임식 사흘을 앞두고 급하게 변경됐다.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이후 40년 만에 실내에서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다.
의사당 건물 바로 앞 실외 무대에서 취임선서가 이뤄지는 것을 계획하고 주최 측인 '상·하원 합동 취임식 준비위원회'(JCCIC)가 배포한 의사당 경내 입장 티켓은 총 22만 장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더해 의사당 밖에서부터 워싱턴 모뉴먼트, 링컨 기념관으로 이어지는 내셔널몰 공원에서 취임식을 함께 하려는 이들까지 더하면 25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취임 선서 등 주요 행사가 직경 29m에 불과한 의사당 중앙홀을 중심으로 한 실내로 변경되면서 취임식 당일 의사당 일대를 찾는 군중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장소가 크게 협소해진 만큼, 실내에는 선출직 공무원, 고위 인사, 유명 인사들로 참석대상이 간소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17일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실내 행사로 변경할 것을 지시했다고 알리면서도, "정 오겠다면 따뜻하게 입고 오시라"라는 문구를 남기면서 예정대로 참석하려는 인원들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취임식이 열리는 의사당을 비롯해 백악관 등 워싱턴DC 주요 관공서 주변은 이번 취임식 이전인 1월 초께부터 일찌감치 펜스가 둘러쳐져 있었다.
지난달 29일 별세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유해가 이달 7일부터 의사당 중앙홀에 안치돼 있었는데, 그때부터 보안을 위해 친 2m 높이의 철제 펜스가 차츰 늘어, 이번 취임식이 가까워져 오며 30마일(약 48㎞) 길이로 설치됐다.
대통령 경호를 담당하는 비밀경호국(SS)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두 차례나 암살 위기에서 살아남은 트럼프 당선인을 경호하기 위해 2만 5000명의 인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펜스 중간중간 개방된 문으로 보행자가 이동하도록 하는 가운데, 행사 당일에는 해당 구역 티켓 소지자들만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철저히 인원을 통제할 계획을 세웠다.
취임식 이틀 전인 이날은 낮 기온이 영상 6도까지 올라가는 비교적 온화한 날씨 속에 주요 전철역 안내 스크린에는 워싱턴DC 권역 지하철역 중심가에 해당하는 메트로센터, 맥퍼슨스퀘어, 패러굿웨스트, 스미스소니언 등 의사당과 백악관 인근의 6개 역의 운영을 19일 저녁 8시부터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나오고 있었다.
의사당 인근 캐피톨사우스 역 근처에서 만난 한 행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야외 구역별 티켓은 기념으로만 간직하고 TV로 취임식을 볼 것을 권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4년 만에 백악관에 재입성하는 트럼프의 귀환은 단순한 변화가 아닌, 기존 국제 질서를 송두리째 뒤엎어 버릴 수 있다는 의미로 '거대한 해일'로 비견된다.
그는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후 한동안 차기 내각 인선에 집중하는 듯하더니 취임이 가까워지면서 관세상향과 영토확장 등 '아메리카 퍼스트'로 일컫는 미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앞세우며 전 세계를 초긴장 상태로 몰고 가고 있다.
트럼프가 취임 첫날 서명할 행정명령만 약 100개에 달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명분으로 이웃 멕시코와 캐나다에 각각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제품에는 기존 관세에 10%를 추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할 가능성이 높다.
또 미국 내 불법 체류자들을 대규모로 추방하고, 멕시코와의 국경에 불법 체류자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국경 장벽 강화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린란드와 파나마 운하를 손에 넣기 위해 취임 전부터 덴마크와 파나마 정부를 압박한 트럼프가 취임 후 실제 어떤 행동에 나설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이날 워싱턴DC의 중심가에서는 트럼프의 취임 후 일어날 변화에 대해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교차하고 있는 기대와 우려를 반영하듯 찬반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워싱턴 모뉴먼트와 링컨 기념관 일대에 모여든 수천 명의 군중들은 낙태권, 이민자 권리, 기후 위기 대응 등을 강조하며 '트럼프 반대' '미국을 구하라 '증오는 승리하지 못한다' 등의 구호를 연신 외쳤다.
'Make America Great' 문구가 새겨진 빨간 모자를 쓴 트럼프 지지자가 잠시 시위대를 막아서며 트럼프 지지자들과의 충돌 우려도 있었지만, 시위대는 질서를 유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저녁 워싱턴 DC에 도착해 인근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불꽃놀이 행사에 참석했다.
부인 멜라니아, 막내아들 배런, 첫째 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과 함께 조 바이든 대통령이 보낸 공군기를 타고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트럼프는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스털링 소재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비공개로 열리는 불꽃놀이 행사장으로 향했다.
이날 행사에는 약 500명의 손님들이 참석했고 트럼프 당선인은 부인 멜라니아와 나란히 서 화려한 불꽃놀이를 감상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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