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수입물가 석달 연속↑…최대 피해자는 中企
12·3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적 불안정성의 여파로 원화가치가 하락하자 수출 중소기업들이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 원자재 수입 비용은 치솟은 반면 대기업 납품 대금은 비례해서 늘어나지 않아 가뜩이나 빠듯한 이윤이 줄어드는 탓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비상계엄 이후 폭등한 환율에 신음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비상계엄 뒤 수출 중소기업의 피해 현황 긴급실태를 조사한 결과 26.3%가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국내 정치 상황으로 인한 수출 중소기업의 주요 피해 사례는 ‘계약 지연, 감소 및 취소’(47.4%)가 가장 많았다. ‘해외 바이어 문의 전화 증가’(23.7%), ‘수·발주 지연, 감소 및 취소’(23.0%), ‘고환율로 인한 문제 발생’(22.2%) 등이 있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가 이뤄지고 체포영장까지 집행되는 등 정치적 불안전성이 줄어들며 계약취소 등의 사례는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여전히 환율은 계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해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계엄 이전인 11월 말 1300원대 후반이던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이후 줄곧 1400원대 중·후반을 오가고 있다.
이러한 고환율 상황은 특히 중소기업에 악재로 작용한다. 원자재를 수입해 중간재를 만들어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특성상 원가는 올라가지만 단가를 비례해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낮은 탓이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중소기업들이 원자재는 비싸게 사오지만 대기업에게 그만큼 단가를 올려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협상력이 없다”며 “반면 대기업은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단기적인 고환율 상황에서 이득을 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환율로 곤경에 처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는 1조5000억원의 정책자금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아울러 대기업과 수·위탁을 맺은 중소기업이 환 위험을 대기업과 상호 분담할 수 있도록 환율 변동에 따른 납품 대금 약정 체결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의 고환율 상황이 일시적인 것이 아닌 ‘뉴노멀’(새로운 질서)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급격히 나빠지는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그 배경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5% 안팎이던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0년대 연평균 3% 초·중반, 2016∼2020년 2% 중반을 거쳐 2024~2026년은 2% 수준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15년 뒤인 2040년에는 0%대까지 곤두박질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보호무역주의’를 기치로 내건 트럼프 2기 행정부 또한 원화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고율 관세, 리쇼어링(생산시설 국내이전) 등에 드라이브를 걸 경우 강달러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경제학)는 “고령화, 산업 혁신 부재로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성장률 하락은 결국 원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며 “산업 구조조정 등 혁신을 위한 노력과 고령 인구 및 실패한 자영업자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해 기초체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고환율 상황에서 가장 피해가 큰 중소기업을 위해 정부가 ‘물가연동제’ 정착에 더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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