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씨부인전' 김재화, 나를 모르면 후회 '막심'하게 될거야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조선시대 노비 팔자 짐승만도 못하다지만 JTBC '옥씨부인전' 막심(김재화)의 삶은 더 유난했다. 태어나 보니 노비에, 남편도 없이 홀로 딸을 키웠고, 그 딸은 양반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하지만 막심은 자신의 유난한 삶을 탓하며 진창을 헤매지 않는다. 밟힐수록 더 억세지는 잡초처럼 생명력을 더 질기게 틔우고, 풀내음을 더 진하게 풍긴다.
주변 사람들은 향긋한 풀내음을 풍기는 막심을 모두 좋아한다. 주인마님 옥태영(임지연)도, 자신을 엄마처럼 따르는 끝동이(홍진기)도, 새로운 가솔이 된 쇠똥이(이재원)도, 그리고 이름처럼 조금은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는 도끼(오대환)도 말이다. 그 내음이 너무도 짙고 깊어 도끼는 막심을 사랑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옥씨부인전' 애청자라면 태영과 도끼처럼 막심과 그를 연기한 김재화를 좋아하게 될 수밖에 없다.
막심은 입이 무겁고 정이 많다. 식솔 중 옥태영이 노비였다는 것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지만 철통같이 비밀을 지키며 태영을 제 딸처럼 보살핀다. 똑같은 노비로 태어났기에 아씨 행세를 하는 태영이 얄미울 수도 있었다. 지난했던 막심의 삶을 돌아본다면, 음흉한 마음을 품는 게 오히려 더 이해된다. 하지만 태영을 향한 막심의 마음은 티끌 하나 없이 진정이다. 막심은 누덕이였던 태영을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바라본다. 그렇기에 막심은 때 묻지 않은 진심으로 태영을 자신의 주인으로 여기고 모신다.

막심의 미더운 심성에 눈길을 주게 될 때쯤, 얼큰한 입담과 익살이 더해져 이윽고 마음마저 주게 만든다. 특히 9회에서 막심이 옥태영에게 잠자리 기술을 알려주는 장면은 '옥씨부인전' 웃긴 장면 톱3에 드는 명장면이었다. 막심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태영에게 구수한 사투리로 "가만있어봐유. 내가 좀 알려줄게유"라고 말하더니, 붓과 종이를 들고 와 화려한 쇼를 보여준다.
막심은 손에 있어야 할 붓을 입에 물고서는, 세상 현란하게 붓질한다. 그러면서 "이 종이는 서방님의 몸뚱이고 이 붓은 마님의 입술이여. 서방님의 몸뚱이에 마님의 입술로 막 칠을 하는 거예유"라고 말한 뒤 종이 위에 난도 치고 글씨까지 쓰는 고난이도의 기술을 보여준다. 태영을 연기한 임지연의 얼굴에서 웃음을 참으려 안간힘 쓰는 것이 역력해 더 웃음을 주는 장면이다.
쇠똥이, 도끼, 끝동이, 막심으로 이뤄진 '옥씨부인전'의 감초 '노벤져스'(노비+어벤져스)에서도 막심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홀로 여자이면서, 집안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고, 또 모두와 친밀한 데다가, 핵심적으로 러브 라인이 있다.

'옥씨부인전'의 메인 러브 라인은 임지연과 추영우이지만, 이들 못지않게 시청자의 마음을 뜨겁게 하고 심지어 웃음을 주는 건 김재화의 막심과 오대환의 도끼다. 쇠똥이까지 끼어든 이들의 사랑은 '사랑과 전쟁'을 방불케 하는 치정이 될 뻔했으나, 결국 혼례로 그 결실을 맺는다. 제대로 된 예복도 입지 못하고 하객도 4명뿐인 단출한 혼례식이었지만, 막심과 도끼를 사랑하는 이들의 온정으로 가득해 둘의 결실은 아름답고, 감동으로 가득했다.
김재화의 막심은 '옥씨부인전'에서 분량이 많지 않은 조연이지만, 매 신마다 강렬해 주연 못지않게 깊은 잔상을 남기는 새로운 차원의 주인공이다. 당연히 이것은 막심을 연기한 김재화의 공로다. 어떤 말로 형용해도 그의 연기를 표현하기에 부족하다. 김재화는 '옥씨부인전'에서 있는 그대로의 오롯한 막심이다. 딸을 잃은 참담함을 애달프게 새겨넣고, 그것을 이겨내는 과정의 애틋함을 밀어 넣고, 주변인을 사랑하는 마음을 지극하게 실어 넣고, 타인을 위하는 마음을 웃음 속에 흐드러지게 사방으로 날려 보낸다.
김재화는 더 이상 자신을 증명할 필요가 없을 만큼 역할로서의 완전함을 보여줬다.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 '클리닝 업', '왜 오수재인가', '여신강림', '오 마이 베이비 쌉니다', '천리마트 복수가 돌아왔다', 영화 '베테랑2', '그녀에게', '화사한 그녀', '밀수', '익스트림 페스티벌', '윤시내가 사라졌다' 그리고 '옥씨부인전'까지 모두 그러했다. 김재화의 진가를 늦게 알수록 그것은 후회막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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