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시장 칼바람 속 친정 메츠행도 무산..‘홈런왕’ 알론소의 미래는?[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알론소와 메츠가 결국 결별을 선택했다.
디 애슬레틱, 뉴욕 포스트, SNY 등 현지 언론들은 1월 17일(한국시간) 피트 알론소와 뉴욕 메츠의 결별이 임박했음을 전했다. 양측은 협상 테이블을 끝내 떠났다.
메츠와 알론소는 최근까지 협상을 벌였다. 시장의 외면 속에 결국 메츠와 협상 테이블에 앉은 알론소였지만 양측의 의견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메츠는 알론소에게 옵트아웃 권리가 포함된 3년 6,800만-7,00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보장금액을 조금 더 높여줄 의사 정도는 있었다. 하지만 현지 언론들은 알론소와 메츠의 의견차가 여전히 컸다고 전했다.
알론소가 당초 시장에서 원하던 수준은 보장 6년, 총액 1억5,000만 달러 수준이었다. 문제는 구단들이 알론소와 그렇게 긴 계약을 맺고싶지 않았다는 것. 결국 알론소는 '단기+옵트아웃'의 '보라스4 식' 계약으로 선회하는 듯했다. 메츠와 알론소가 '유일한 협상자'로서 테이블에 앉았을 때까지만 해도 결국 재결합이 성사될 것 같았다.
하지만 알론소는 메츠와 협상에서도 여전히 최초 시장에서 원하던 수준을 포기하지 못한 듯하다. 메츠 역시도 알론소가 원하는 쪽으로 생각을 바꿀 의사는 없었다. 알론소가 어떤 계약을 원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협상 테이블에서도 계속 더 길고 더 큰 계약을 주장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협상 테이블을 떠난 메츠는 곧바로 '플랜 B'로 전환했다. FA 시장에서 제시 윈커와 계약하며 타선을 보강했고 이제 불펜을 찾고 있다. 이미 2023시즌 알론소와 7년 1억5,800만 달러 연장계약을 시도했지만 거절당했고 퀄리파잉오퍼까지 거절당한 메츠 입장에서 이번 협상은 '최후통첩'이었을 수도 있다. 최종 협상마저 결렬되자 빠르게 다음 일에 나선 것이다.
알론소의 에이전트는 스캇 보라스. 보라스는 알론소가 메츠에서도 외면을 받자 '구단들이 너무 지갑을 열지 않는다'며 시장을 비난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미 올겨울 구단들은 보라스의 고객들과 거액의 계약을 맺었다. 바로 그 메츠와 15년 7억6,500만 달러 역대 최고액 계약을 맺은 후안 소토가 보라스의 고객이었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와 6년 2억1,0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코빈 번스, 5년 1억8,200만 달러 계약으로 LA 다저스에 입단한 블레이크 스넬도 에이전트가 보라스다. 갑자기 구단들을 비난하고 나선 보라스를 보며 언제나처럼 실소가 터지는 것은 사실 당연한 일이다.
사실 알론소 입장에서는 시장의 홀대가 억울할 수 있다. 알론소는 뛰어난 타자다. 지난 오프시즌의 '보라스4'와는 다른 선수다. 지난겨울 보라스4는 모두 눈에 띄는 약점을 가진 선수들이었지만 알론소는 아니다.
2019년 메츠에서 데뷔한 알론소는 6년 동안 846경기에 출전해 .249/.339/.514 226홈런 586타점을 기록했다. 해당기간 메이저리그 홈런 2위, 타점 1위다. 삼진은 다소 많지만 볼넷도 많다. 정교함은 부족하지만 최고 수준의 장타력을 지녔고 배트스피드도 리그 최상위권이다. 알론소가 리그 최고 수준의 강타자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미래'다. 선수들은 FA 계약을 '자신이 이제까지 쌓아온 커리어에 대한 보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아니다. 돈을 주는 구단 입장에서 FA 계약은 '그 선수의 미래에 대한 투자'다. 선수의 과거 영광보다 미래의 전망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알론소는 지난해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162경기 .240/.329/.459 34홈런 88타점. 커리어 로우 성적이 이정도다. 그간 알론소가 얼마나 뛰어난 타자였는지를 반증한다. 하지만 알론소는 커리어 로우 성적을 쓰고 30세가 됐다. 신체 나이, 기량의 하락이 찾아올 시기가 됐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아직은 불만을 갖기 어려운 성적이지만 이제부터 하루가 다르게 기량이 떨어진다고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게 '에이징 커브'다.
특히 요즘의 메이저리그는 우타 거포에 대한 평가가 박하다. 애런 저지(NYY)처럼 완전히 규격 외인 선수가 아니라면 최근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우타 거포는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명확한 약점이 있는 선수, 1루수의 경우 더욱 그렇다. 알론소는 처참한 수비 능력, 부족한 컨택 능력 등 약점이 명확한 1루수다. 거포형 타자는 더 빠르게 노쇠화를 맞이한다는 시선도 여전히 광범위하다. 이런 측면에서 알론소는 그간 뛰어난 성과를 냈음에도 '미래가 불안함으로 가득한' 선수인 셈이다.
그래도 알론소에게 관심을 갖고 대화를 나누려는 팀은 있다. 그 중 하나는 토론토 블루제이스다. 알론소와 역할이 정확히 겹치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를 보유하고 있는 토론토다.
디 애슬레틱 켄 로젠탈은 토론토가 게레로에 알론소를 더해 올해 높은 곳을 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토론토 주포인 게레로는 2025시즌이 종료되면 FA 자격을 얻는다. 연장계약 논의가 사실상 결렬된 양측은 시즌 종료 후(혹은 시즌 내) 결별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 토론토가 게레로와 함께하는 마지막 시즌에 큰 도박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토론토가 알론소가 원하는 수준의 계약을 안겨줄지는 의문이다. 2025시즌 종료 후 게레로와 결별한 뒤 1루를 알론소가 맡는다는 계산으로 계약을 맺을 수도 있지만 위험 부담이 크다. 오프시즌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지금, 시간은 선수가 아닌 구단의 편이다.
지난겨울 사이영상을 수상하고 FA 시장에 나온 블레이크 스넬이 시장의 철저한 외면 속에 단기 옵트아웃 계약을 맺고 '보라스4' 멤버가 됐듯 이번에는 최고의 거포 중 하나인 알론소가 시장에서 홀대받고 있다. 결국 친정과의 재결합도 무산된 알론소가 2025시즌을 어디에서 어떤 계약과 함께 맞이할지 주목된다.(자료사진=피트 알론소)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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