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멜로니 등 '대관식' 참석…대미는 8년 만의 무도회

위문희 2025. 1. 18.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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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대통령 취임식장 부근에 안전을 위한 검은색 철책이 설치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가 임박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리는 취임식을 거쳐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정식 취임한다.

이번 취임식은 2017년 1월의 첫 번째 취임식보다 성대하게 치러질 전망이다. 이를 위한 기부금도 쇄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취임식 준비를 위해 지금까지 모금된 금액은 2억 달러(약 2900억원) 이상이며, 8년 전 모금액(1억700만 달러)의 두 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취임식을 앞두고 세계 각국 주요 인사들의 참석 소식도 속속 전해지고 있다. 원래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는 외국 정상을 초청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국내 행사로 치러지기에 워싱턴 DC에 주재하는 각국 대사들만 초청한다. 하지만 트럼프는 관례를 깨고 자신의 취임식에 몇몇 정상들을 초청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등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초청했지만, 대신 한정 부주석이 참석키로 했다.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 등 유럽의 극우파 정치인들도 대거 초청을 받았다.

미국 내 인사로는 관례에 따라 전직 대통령·부통령 내외, 상·하원 의원들, 대법관들이 참석한다. 다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아내 미셸 오바마는 이번 취임식에 불참한다. 그의 불참은 트럼프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 때문이라는 것이 워싱턴 안팎의 관측이다.

그래픽=이현민 기자 dcdcdc@joongang.co.kr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15일 “트럼프 부부가 4년 전 바이든 취임식에 불참하면서 전직 대통령 부부 참석이라는 전통이 깨졌다”고 짚었다. 트럼프는 당시 부정선거 탓에 대선에서 졌다며 2021년 바이든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로 떠나버렸다. 재계 인사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 빅테크 기업들의 수장들이 취임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과 지난달 트럼프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을 받아 트럼프를 만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다. 현대자동차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취임식에 100만 달러를 처음 기부했지만, 정의선 회장은 참석하지 않는다.

취임식 당일 트럼프와 멜라니아 여사는 가장 먼저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세인트존스 성공회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 2017년 취임 당시에도 트럼프 부부는 관례에 따라 백악관 블레어 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세인트존스 교회 예배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이후 트럼프는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티타임을 가진 뒤 의사당으로 이동한다. 취임식은 워싱턴을 상징하는 워싱턴기념탑과 마주한 의사당 서쪽 계단에서 열린다.

백악관과 워싱턴기념탑이 있는 내셔널 몰 일대에는 취임식 안전을 위해 곳곳에 이미 철책이 설치됐다. 로이터통신은 15일 “30마일(약 48㎞) 길이에 이르는 7피트(약 2m) 높이의 검은색 펜스는 워싱턴에서 세워진 것 중 가장 긴 울타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경호 인력만 2만5000명이 동원되는 등 보안 조치도 역대급이다. 워싱턴 상공 일대에 정찰용 드론(무인기)도 띄울 계획이다.

그래픽=이현민 기자 dcdcdc@joongang.co.kr
취임식엔 약 25만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각 상·하원 의원실을 통해 배포된 취임식 초청장만 약 22만장이다. 단, 취임식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VIP 좌석은 1400여 석 규모다. 대부분은 의사당에서 워싱턴기념탑까지 이르는 잔디광장에 설치된 좌석에 앉아 취임식을 지켜봐야 한다. 뉴욕타임스(NYT)는 “100만 달러(약 14억6000만원) 이상을 기부하면 받을 수 있는 취임식 VIP 티켓은 정원이 찼기 때문에 판매가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에겐 VIP 좌석에서 취임식을 관람하고 대통령(19일) 및 부통령(18일) 만찬에 참석할 기회가 주어진다.

취임식을 마친 트럼프는 의사당 내 ‘대통령의 방(President’s room)’에서 서명 행사를 거친 뒤 의회 합동위원회 오찬을 갖는다. 이후 군을 사열하고 군 호위대와 함께 워싱턴을 가로지르는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를 따라 2.7㎞ 길이의 카퍼레이드를 펼친 뒤 백악관에 입성한다.

8년 만에 부활한 무도회 일정은 취임식의 대미를 장식한다. 4년 전엔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오찬과 무도회 등이 생략됐었다. NYT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CEO도 별도의 무도회를 주최할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저커버그는 취임식 당일 ‘블랙타이 리셉션(만찬 무도회)’을 여는 네 명의 주최자 중 한 명”이라며 “저커버그가 정치적 사건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날 총 3곳의 무도회에 들러 연설할 예정이다.

취임식 전날에도 다양한 무도회가 열린다. 트럼프 부부는 8년 전과 마찬가지로 워싱턴의 철도역인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19일 촛불 만찬도 주최한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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