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카와 아야의 시사일본어] 하이 요로콘데

이 노래가 인기를 끈 것은 가사 때문이다. 가사에 위로를 받았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일본인들은 흔히 혼네와 다테마에를 잘 쓴다고 한다. 혼네는 속마음, 다테마에는 속마음과 다르게 겉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미소를 짓고 “네, 기꺼이”라고 하면서 마음속으로는 화를 내고 있거나 울고 있을 수도 있다. 감정을 억누르고 살다가 조울증에 걸리는 경우도 있다. 가사에는 “분노를 품어도 다정함이 이기는 당신”이라는 대목이 있다. 화가 나도 참고 웃어주는 그런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노래다.
가사가 공감을 얻은 것은 노래를 만든 가수 콧치노 켄토가 조울증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인기 배우인 스다 마사키의 남동생으로, 형이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콤플렉스도 갖고 있다. 그는 조울증으로 인해 취업 후 1년 만에 그만뒀다. 죽고 싶을 만큼 괴로웠을 것이다. 이런 자신의 아픈 경험을 담아 만든 노래 ‘죽지마!’가 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콧치노 켄토는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이 요로콘데’도 과거의 자신에게 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만든 노래라고 한다.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꿔 성공한 케이스다.
사실 콧치노 켄토는 뛰어난 노래 실력을 갖고 있다. 대학생 때 아카펠라 전국대회에서 우승했을 정도다. ‘하이 요로콘데’의 분위기를 잘 표현한 ‘기리기리댄스’가 유행한 것도 그의 유명세를 더욱 높였다. 인기 연예인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기리기리댄스를 따라 한 동영상을 틱톡에 올렸다. ‘기리기리’는 ‘아슬아슬’이라는 뜻이다. 한계까지 열심히 달리다가는 병이 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병 날 정도 무리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데 홍백가합전이 열린 다음 날 콧치노 켄토는 활동을 쉬겠다고 발표했다. 열심히 활동하다가 지친 모양이다. “푹 쉬세요”라는 댓글이 잇따랐다. 연말 비상계엄에 이어 비행기 사고까지 발생한 한국에도 우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정치 혼란이 여전히 진행형이지만, 한국인들이 새해에 위로의 시간도 갖고 심신의 건강을 지키면서 지내길 바란다.
나리카와 아야 전 아사히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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