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트럼프 취임식에 한정 부주석 파견…화해물꼬 계기될까(종합)
4년 만에 돌아온 트럼프 정부서 미중 첫 접촉…대만 참석단에도 '관심'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한정 중국 국가 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한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대신해 파견되는 한 부주석의 워싱턴 방문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미중 외교관계에서 화해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될지 주목된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측 초청에 따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특사)로 한 부주석이 오는 2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한 부주석은 시 주석을 대신해 공식 의례에 참석하는 등 외교·의전 부문에서 시 주석 보좌 역할을 주로 담당했다.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항상 상호 존중, 평화 공존, 협력 상생의 원칙에 따라 중미 관계를 바라보고 발전시켜왔다"면서 "미국의 새 정부와 대화와 소통을 강화하고 갈등을 적절히 관리하며 상호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협력을 확대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이를 통해 앞으로 중미 관계의 안정과 건강,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진해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올바른 길로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해 대선 승리 직후 시 주석에게 취임식 초청장을 보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중국 측에서는 시 주석 대신 한 부주석이나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외교장관) 등 고위급 특사를 취임식에 파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일부 트럼프 고문은 한 부주석이나 왕 부장보다 서열이 더 높은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의 참석을 원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한 부주석의 취임식 참석은 평화와 화해의 상징인 '올리브 가지'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운동 기간 중국에 대해 6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으며, 무역 갈등뿐만 아니라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미중 관계는 최근 몇 년간 계속 악화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측은 트럼프 당선인의 귀환에 맞춰 갈등의 벽을 더 높게 쌓는 대신 '특사 파견'이라는 제스처를 내보인 것이다. 4년 만에 돌아온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뤄지는 미중 간 첫 접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이 호전적인 말로 상대를 위압하던 과거 '전랑외교' 대신 유화적인 '미소외교' 전략을 택하고 있다는 국제적인 평가와도 일치하는 맥락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백악관의 관례를 깨고 외국 정상들을 취임식에 초대했으나 대부분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대통령의 취임식은 일반적으로 미국 의원들과 외국 대사들이 주로 참석하며, 1874년 이후 외국 정상이 참석한 사례는 없다고 한다.
만일 초청받은 외국 정상들이 취임식에 참석했다가 트럼프 당선인이 행사에서 관세 인상 같은 깜짝 발표라도 하게 되면 정상들의 체면이 난처해질 수도 있다고 중국신문망 등은 중국 현지 매체들은 지적했다.
이번 취임식에 한국에서는 여야 의원들, 홍준표 대구시장, 조현동 주미대사 등이 참석하며 일본에서는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 외교 수장을 비롯한 고위 관료들이 취임식에 참석하면서 이번 취임식은 전례 없는 '국제 외교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추 쇼우즈 CEO 등 빅테크 인사들도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중국 측은 라이칭더 총통 집권 이후 친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대만 측 참석단(여야 의원 8명) 움직임에도 주목할 전망이다.
2021년 조 바이든 행정부 취임식 당시 대만 주미 대표이던 샤오메이친 현 대만 부통령이 미국-대만 단교 42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 초청을 받아 참석한 바 있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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