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에서 암세포 싹 사라져" 비타민B3 권위자, 환호한 이유

정심교 기자 2025. 1. 1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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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석철 충북대 의대 교수가 15일 열린 미디어 아카데미에서 간암세포가 비타민B3 투여 후 말끔히 사라진 동물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화면 속 사진 윗줄이 초·중·말기 간암 덩어리, 아랫줄이 각각의 암세포가 사라진 간 사진이다. /사진제공=배석철 교수

"비타민B3는 피부염 환자의 피부암 발생률을 30% 줄였고, 간암세포도 말끔하게 사멸시켰습니다."(배석철 충북대 의과대학 교수)

15일 바이오 헬스케어 전문기업 셀가디언이 비타민B3 건강기능식품 '배석철의 아미나' 출시를 기념해 서울 강남구 일원로 셀가디언 본사에서 진행한 미디어 아카데미에서 배석철 충북대 의대 교수가 이같이 언급했다. 학계에서 '한국이 낳은 비타민B3 권위자'로 평가받는 배석철 교수는 이날 '암 발병 원인과 비타민B3에 의한 자연 치유력의 회복'을 주제로 발표하며 "자외선에 노출돼 피부염이 생긴 환자에겐 피부암이 발병할 확률이 높아지는데, 비타민B3를 먹은 피부염 환자에게선 피부암 발생률이 30%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배 교수는 비타민B3의 간암 치료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간암을 유도한 동물실험에서 초기·중기·말기 간암세포에 비타민B3를 투여했더니 간암세포가 말도 안 될 정도로 말끔하게 싹 사라진 걸 보고 환호했다"며 "이는 비타민B3가 '렁스3(RUNX3)' 유전자의 기능을 활성화한 효과"라고 설명했다.

렁스3 유전자는 다양한 암을 억제할 수 있는데, 기능이 떨어질수록 암이 생길 확률을 높인다. 배 교수는 1995년 렁스3 유전자의 존재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고, 2002년 이 유전자가 다양한 암 억제 유전자 중 하나임을 밝히며 생명공학계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이 유전자의 기능이 떨어지면 위암·방광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사실도 2002년, 2005년에 각각 배 교수가 규명했다.

배석철 교수가 렁스 3 유전자의 기능이 떨어진 암 종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정심교 기자

담도암 환자의 75%, 간암 환자의 73%, 폐암 방광암 환자의 72%에서 렁스3 유전자의 기능이 떨어져 있다. 이밖에도 췌장암(환자의 70%), 후두암(62%), 위암(60%), 대장암(45%), 유방암(25%), 전립선암(23%) 순으로 이 유전자 기능이 저하된 게 발견됐다.

그런데 렁스3 유전자의 떨어진 기능을 활성화해주는 게 바로 비타민B3인 것으로 밝혀졌다. 배 교수가 전남대 의대 김영철 교수, 충북대 약학대학 박일영 교수와 함께 연구팀을 꾸려 4기 폐암 환자 1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연구에 따르면 이들이 표적항암제로 치료받을 때 비타민B3를 매일 1g씩 먹었더니 여성 폐암 환자, 비흡연 폐암 환자의 생존 기간이 각각 1년 이상(13.5개월) 추가로 연장됐다. 또 사망 위험은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해 미국암학회에서 발표됐고, 의학·임상시험 분야 국제학술지 '임상 암 연구(Clinical Cancer Research)'에 실렸다.

배 교수는 "렁스3 유전자는 암 발병을 억제하며, 세포의 삶과 죽음을 결정한다"며 "이 유전자의 기능이 떨어지면 '분열해서는 안 되는' 세포가 분열하고, '죽어야 할' 세포가 죽지 않게 돼 결국 암이 생겨나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암 환자에겐 렁스3 유전자의 기능이 떨어져 있지만 암환자가 비타민B3를 먹자 암세포 속 렁스3 유전자의 기능이 강화해 표적항암제의 효능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비타민B3는 비타민B군의 일종이자 수용성 비타민으로 △나이아신(니코틴산) △나이아신아마이드(또는 니코틴산아미드)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배 교수의 연구에 사용된 건 나이아신아마이드다. 배 교수는 "같은 비타민B3라 해도 나이아신은 과잉 섭취하면 모세혈관이 넓어져서 얼굴이 붉어지고, 어지럼증·두드러기가 생길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지만 나이아신아마이드는 그런 부작용이 전혀 없다"며 "일반인도 나이아신아마이드를 챙겨 먹으면 암을 막는 데 크게 도움받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류현모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가 비타민B3 나이아신아마이드의 쇄골두개이형성증(CCD) 치료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CCD는 치아의 맹출 과정에 문제가 생기는 유전질환이다. /사진=정심교 기자

이어서 류현모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는 '비타민B3의 골질환 및 고지혈증 치료 효과'에 대해 소개했다. 류현모 교수는 비타민B3를 하루에 500~1000㎎으로 고용량 먹으면 노화를 늦추고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을 부작용 없이 치료하는 등 부작용 없이 다양한 질병을 예방·치료할 수 있다는 최근 연구 동향을 상세히 소개했다.

한편 이날 셀가디언이 출시한 건강기능식품 신제품 '배석철의 아미나'는 하루 한 캡슐로 비타민B3(나이아신아마이드)를 500㎎ 먹을 수 있다. 비타민B3는 그 자체로도 다양한 활성을 가지지만 NAD(나이아신아마이드 아데닌 다이뉴클레오타이드) 농도를 높이는 효과를 제공한다. NAD는 세포의 에너지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효소로, 나이가 들면서 그 농도가 감소하면 다양한 노화 증상 및 만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비타민B3는 NAD의 전구체로 작용하며, 세포 내 NAD 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배석철 교수는 "비타민B3 같은 값싼 안전한 영양소로 1년 이상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건 세계 암 연구 결과물 가운데 획기적인 것"이라며 "비타민B3가 렁스3의 기능을 끌어올려 항암제의 효능을 강화해 폐암뿐 아니라 다양한 암을 이겨내는 데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비타민 B3는 우리 몸에서 생성되지 않고 음식을 섭취할 수 있는 양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보충제를 통해 꾸준히 채워야 한다"며 "비타민B3는 세포 속 NAD 농도를 높여 '저속 노화'는 물론 만성질환을 막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셀가디언이 출시한 건강기능식품 신제품 '배석철의 아미나'. /사진=셀가디언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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