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가요에 “새 옷을 지어 입혔다” [사람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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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과 인디 뮤지션은 어딘가 어색한 조합이다.
여기에 민중가요라는 키워드가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젊은 조합원들은 집회 참여를 주저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로 '무섭고 무거운' 민중가요를 꼽기도 한다.
'새노래 프로젝트'는 2024년 5월,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민주노총 참여 예산제에서 1위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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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과 인디 뮤지션은 어딘가 어색한 조합이다. 여기에 민중가요라는 키워드가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우리 시대의 시선과 감각으로 세상을 반영하는 민중가요는 없을까. ‘언제나 새로운 우리의 노래’, 일명 ‘새노래 프로젝트’는 민주노총의 젊은 활동가들의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집회 현장에서 자주 들리는 음악은 대부분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쓰인 곡들이다. 노동자는 새로 태어나는데 노래는 그때 그 시절에 머물러 있다. 젊은 조합원들은 집회 참여를 주저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로 ‘무섭고 무거운’ 민중가요를 꼽기도 한다. ‘새노래 프로젝트’는 2024년 5월,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민주노총 참여 예산제에서 1위로 선정되었다.
이 프로젝트 제안을 받아들인 음악가는 단편선(39). ‘단편선과 선원들’이 2015년 제12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음반상을 수상하는 등, 인디신에서 작품성과 스타성을 갖춘 뮤지션으로 평가받는 그는 대학 시절부터 홍대 앞 두리반 철거 농성에 참여하며 사회운동의 자장 안에서 꾸준히 활동해왔다. 그가 설립한 독립음악 프로덕션 ‘오소리웍스’에서 〈새노래〉 음반 기획과 프로듀싱을 맡았다.
과거 엄혹한 시절과는 다를지라도 2000년대에도, 2010년대에도, 2020년에도 밀려나고 지워지는 이들은 존재한다. 그러니 투쟁하고 싸우는 이들도 존재한다. 새로운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참여하기로 했다. 동시에 이 프로젝트를 통해 “단절된 이야기들”을 이어가고 싶었다. “30~40년 전에 만들어져 지금까지 불리는 민중가요는 음악적으로도 아름답고 생명력을 가진 곡들이에요. 시대와 연관돼 있기 때문에 굉장한 감동과 풍부한 맥락을 가지고 있죠. 대중음악의 가치 있는 유산을 재조명해보고 싶었어요.”
여덟 팀 아티스트가 여덟 곡을 부른다. 네 곡은 새로 만든 노래다. 네 곡은 오래된 민중가요에 “새 옷을 지어 입혔다”. ‘인터내셔널가’ ‘철의 노동자’ ‘그날이 오면’ ‘우산’ 등 대표적인 운동권 노래들이 이 시대 뮤지션들의 손을 거쳐 낯설고 신선한 사운드와 조우한다. 텀블벅 펀딩(https://link.tumblbug.com/cuGmkOMIOPb)이 진행되는 1월26일까지 〈새노래〉 앨범에 실리는 곡과 참여 아티스트가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2024년 12월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어두웠지만, 어둠 속에서 서로를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광장을 가득 채운 군중을 하나로 이어준 건 노래였다. 그러니 2024년 12월은 노래의 힘을 재발견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단편선씨는 “SM빠”로서, 또 케이팝에서 다양한 영감을 받는 음악가로서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농민가’와 함께 울려 퍼지는 집회에 기쁜 마음으로 참가했다.
2025년에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까지 응원봉을 들어야 하는 밤들이 이어질 것이다. 〈새노래〉 앨범 수록곡 중 다 같이 부르면 좋을 만한 노래가 있을까? “밴드 게이트플라워즈 출신의 록 보컬리스트인 박근홍씨가 부른 ‘바꿔야 해’라는 곡이 있어요. 아주 직설적인 로큰롤입니다. 그리고 제가 부른(웃음) ‘그날이 오면’도 원래 곡 자체가 합창이라 ‘떼창’하기 좋습니다.”
김연희 기자 u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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