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1만 원대 20GB' 요금제 나올까...정부, '알뜰 폰 키우기'에 팔 걷어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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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춤거리는 알뜰폰 업계를 살리기 위해 알뜰폰 업체가 3대 이동통신사에 내는 데이터 도매대가를 최대 52%까지 낮춘다고 밝혔다.
우선 알뜰폰 업계가 요구해 온 대로 SKT에 제공하는 데이터 도매대가를 최대 52%까지 낮추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도매대가 할인을 계기로 알뜰폰 시장에서 월간 데이터 사용량 20∼30GB를 제공하는 요금제 상품이 다양하게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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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도매대가 최대 52% 인하
도매대가 협상 사전규제 부활도 추진
규모·경쟁력 갖춘 '풀 MVNO' 육성책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춤거리는 알뜰폰 업계를 살리기 위해 알뜰폰 업체가 3대 이동통신사에 내는 데이터 도매대가를 최대 52%까지 낮춘다고 밝혔다. 이론상 알뜰폰 시장에서 매달 20기가바이트(GB) 데이터를 1만 원대에 제공하는 상품이 나올 수 있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15일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올해 통신 정책의 최우선 과제를 '알뜰폰 집중 육성'이라고 밝혔다. 단말기 유통법(단통법) 폐지 등으로 사업 여건이 더욱 나빠진 알뜰폰 업계를 돕는 한편 지난해 실패한 '제4이동통신사' 유치 대신 될성부른 알뜰폰 사업자를 키우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우선 알뜰폰 업계가 요구해 온 대로 SKT에 제공하는 데이터 도매대가를 최대 52%까지 낮추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종량제 데이터 도매대가는 기본적으로 36% 내리고연 단위로 데이터를 대량 선구매하는 방식을 활용하면 최대 25%까지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알뜰폰 도매대가는 정부가 알뜰폰 업계를 대리해 도매제공의무사업자인 SKT와 협상하면 나머지 통신사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구조다.
정부는 이번 도매대가 할인을 계기로 알뜰폰 시장에서 월간 데이터 사용량 20∼30GB를 제공하는 요금제 상품이 다양하게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도규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알뜰폰 업체에서 월 2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상품의 요금이 2만 원대 중반에서 1만 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알뜰폰 업계는 여전히 걱정이 많다. 도매대가 협상이 올해 2분기(4~6월)부터 정부를 앞세운 사전 규제 방식에서 사업체 간 직접 협상 후 정부의 사후 감독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규모가 작은 알뜰폰 업체 입장에선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도 이에 공감하고 있다. 일단 부당한 도매 제공 협정이 신고되는 경우 이를 반려하거나 시정 명령을 내리도록 시행령을 개정하는 한편 법 개정을 통해 사전 규제도 되살리려 한다.
'제4이통' 실패 교훈 삼아... '큰 알뜰폰 기업' 키우기 집중하나
과기정통부의 알뜰폰 육성 정책은 2024년 5세대 이동통신(5G) 28기가헤르츠(㎓) 주파수 경매를 통해 탄생시키려 했던 '제4이통'의 실패를 거울 삼은 측면도 있다. 이번에 발표한 알뜰폰 육성 정책 가운데는 '풀 MVNO(자체설비 보유 알뜰폰 사업자)'에 한해 모든 통신사가 통신망을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혜택을 주는 정책과 설비 투자를 위한 정책 금융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정부가 주파수 할당에 앞장서며 '메기'의 등장을 기대하는 대신 알뜰폰 사업자가 풀 MVNO로 제4이통사로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튼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정부와 업계에서 제4이통사의 모델로 꼽아 왔던 일본의 라쿠텐모바일 역시 풀 MVNO를 거쳐 이동통신사로 거듭났다.
지난해 신규 법인 '스테이지엑스'를 세워 제4이통사에 도전했다가 무산된 스테이지파이브는 14일 싱가포르 통신사인 서클스의 자회사 서클스MVNE와 파트너십을 맺었다며 올해 중 풀 MVNO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스테이지파이브와 지난해 주파수 경매에서 경쟁했던 미래모바일 또한 올해 풀 MVNO 사업 추진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꼽힌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중소 알뜰폰사들이 규모를 키우고 풀 MVNO가 돼 투자를 늘리고 경쟁력 있는 사업자로 성장하도록 적극 도울 것"이라면서 "자체 요금제 설계 능력을 갖춘 사업자들이 기반을 넓혀가면 이동통신사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고 그런 여건을 만드는 게 정책 목표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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