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약해졌다? 10개 구단 최강 불펜이 있다" 레전드 포수의 생각은 달랐다

윤욱재 기자 2025. 1. 15.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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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의지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윤욱재 기자] 지난 해 두산은 정규시즌을 4위로 마감하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으나 와일드카드 결정전 1~2차전에서 KT에 연패를 당하는 바람에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쥐지 못하고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충격적인 패퇴였다.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1~2차전에서 단 1점도 뽑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쇄골 부상이 있었던 양의지는 팀이 탈락하는 순간을 벤치에서 씁쓸하게 바라봐야 했다. 양의지는 "답답했다. 보고 있을 때 많이 힘들었다. 고참이 나가서 힘을 내고 경기를 풀어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정말 미안했다"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제 새해가 밝았다. 그런데 두산을 향한 시선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지난 10년간 두산의 핫코너를 맡았던 국가대표 출신 3루수 허경민이 FA를 선언하고 KT로 떠났다. 외국인선수 영입에 많은 공을 들였지만 외부 보강은 전무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15일 잠실구장에서 창단 기념식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전력이 약해졌다고 판단했으면 구단에 보강을 해달라고 요청을 했을 것"이라면서 "허경민의 빈 자리가 당연히 클 것이다. 거의 10년 동안 3루를 지킨 선수가 빠지면 당연히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허경민이 계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선수들 눈빛 달라졌다. 선수들이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마음이 강하게 나타난 것 같다. 사실 그동안 넘보지 못할 자리였다"라고 말했다.

비록 허경민이 KT로 떠났지만 선수들의 의욕은 더욱 커졌다는 의미. 두산은 무한 경쟁을 통해 선수단 뎁스를 살찌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3루수는 강승호를 낙점한 상태이지만 아직 100% 확정됐다고 할 수는 없다. 유격수와 2루수도 빈 자리나 다름 없다.

올해 두산의 새로운 주장으로 임명된 양의지는 "두산이 약해졌다"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 "팀이 전력 보강은 없었지만 작년에 가장 젊고 좋은 불펜을 얻었다고 생각한다"는 양의지는 "작년보다 더 강해지고 성장했을 것이다. 이제는 10개 구단을 통틀어 가장 좋은 불펜을 갖고 있다고 자신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두산은 지난 해 신인왕을 차지한 마무리투수 김택연을 비롯해 이병헌, 최지강, 홍건희, 이영하 등 불펜투수들이 선전하면서 정규시즌 4위에 오를 수 있었다.

▲ 이승엽 두산 감독 ⓒ두산 베어스
▲ 양의지 ⓒ두산 베어스

그렇다고 불펜투수진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노릇. 이승엽 감독은 "불펜투수들의 부담을 줄이려면 선발투수들이 5이닝 이상 해줘야 한다. 올해는 중간계투와 마무리투수가 무리하지 않으면서 최고의 1이닝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라면서 "4선발은 최승용을 생각하고 있다. 5선발 후보는 최원준과 김유성이 있다. 다른 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라며 선발투수진 또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바라봤다. 외국인투수 2명과 '토종 에이스' 곽빈이 들어갈 1~3선발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여기에 두산은 타선까지 원활하게 돌아간다면 생각 이상의 결과와 마주할 수 있다. 이승엽 감독이 내세운 올 시즌 타선의 키워드는 바로 '컨택트'다.

이승엽 감독은 "작년을 돌아보면 클러치 상황에서 헛스윙 비율이 많아 빅찬스가 무산되는 경우 많았다. 캠프 기간에는 컨택트에 비중을 둘 것이다. 물론 당연히 선수의 스윙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조금 더 컨택트 확률을 높이면 인플레이 타구가 많아질 것이고 상대 실수가 발생할 확률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양의지 또한 "주장으로 야수진에 있는 어린 친구들에게 신경을 많이 쓸 것이다. 경기할 때 팀 배팅이나 디테일한 부분에 대해 조언을 많이 해서 1점이 필요할 때 뽑을 수 있는 야구를 할 것"이라며 어린 선수들에게 '디테일 야구'에 관한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 없이 전수할 것이라 약속했다.

올 시즌 가장 결과가 궁금한 팀 중 하나가 바로 두산이다. 뚜렷한 전력보강이 없었던 두산이 올해 어떻게 난관을 헤쳐나갈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 김택연 ⓒ두산 베어스
▲ 허경민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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