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키’처럼 등장한 타이거, 머쓱하게 퇴장
“프로 선수도 이렇게 못할 수 있다”
LA팀에 1 대 12 완패하고 ‘웃음’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등장할 때 그룹 서바이버의 명곡 ‘아이 오브 더 타이거(Eye of The Tiger)’가 실내에 흥겹게 울려퍼졌다. 화려한 조명 아래 당당한 표정으로 우즈가 등장하자 실내를 가득 메운 팬들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82승(통산 다승 공동 1위)을 거둔 황제의 카리스마에 전율하며 멋진 경기를 기원하는 환성과 박수를 보냈다.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소파이센터에서 열린 스크린골프 리그 TGL 2주차 경기는 우즈의 데뷔전으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특히 이날 경기는 우즈와 맥스 호마, 케빈 키스너(이상 미국)의 주피터 링크스GC와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콜린 모리카와, 사히스 티갈라(이상 미국)의 로스앤젤레스GC의 대결이라 관심을 더했다.
우즈는 1번홀에서 첫 티샷을 하면서 곧바로 ‘해머’를 던지는 쇼맨십을 발휘했다. 티샷을 하기도 전에 해머가 그려진 노란색 수건을 던지며 ‘이번 홀에서 우리가 이기면 승점 1점을 더 가져가겠다’고 선전포고를 날렸다. 이어진 우즈의 티샷은 페어웨이 한가운데에 안착하며 큰 박수를 끌어냈다.
우즈의 자신감 넘치는 제스처와 첫 티샷을 보면서 팬들은 팽팽하고 스릴 넘치는 경기를 기대했지만 승부는 LA팀의 12-1,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첫 홀을 파로 비긴 뒤 2번홀에서 주피터팀의 호마가 티샷을 물에 빠뜨렸고, 우즈도 페널티 구역에서 친 101야드짜리 세 번째 샷마저 그린 뒤편 물로 보내면서 LA팀이 1-0으로 앞서갔다. 3번홀에서 해머를 사용한 LA팀이 저스틴 로즈의 3m 클러치 퍼트로 승점 2점을 더했고, 4번홀에서는 주피터팀이 또 티샷을 물에 빠뜨리는 바람에 승리를 헌납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받는 플로리다 주지사 론 디샌티스, LA팀의 구단주이자 우즈의 절친인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 등 유명인들이 찾아와 경기를 즐겼다. 이날 경기의 입장 수익은 LA 지역 화재 복구에 전액 기부될 예정이다.
우즈는 완패에도 불구하고 “프로선수들도 이렇게 못할 수 있다는 걸 팬들이 보셨다”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이어 “제 몸상태는 괜찮은데, 문제는 걷는 게 아니라 실력”이라며 “오늘 맘에 드는 샷이 하나도 없었다”고 의욕만큼 따라주지 못한 경기력을 아쉬워했다.
우즈는 2주 뒤인 28일 로리 매킬로이의 보스턴팀과 대결할 계획이다. 주피터팀의 2차전에 이날 참가하지 못한 김주형이 가세할지도 관심거리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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