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이사장, ‘담배 소송’ 재판서 “담배는 폐암의 직접적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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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15일 서울고등법원 민사 재판정에서 열린 '담배소송' 항소심 변론에 출석해 흡연의 위험성을 주장했다.
건보공단은 지난 2014년 케이티앤지(KT&G), 한국필립모리스, 비에이티코리아 등 담배 제조·유통사 등을 상대로 흡연 후 폐암·후두암 진단을 받은 환자 3465명(2003∼2012년 기준)에게 지급된 건보 급여 533억원을 보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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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15일 서울고등법원 민사 재판정에서 열린 ‘담배소송’ 항소심 변론에 출석해 흡연의 위험성을 주장했다. 그가 10여년째 이어진 533억원을 요구한 손해배상 소송 변론에 직접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이사장은 이날 재판에서 “흡연은 명백한 발암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담배가 폐암 등 호흡기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것은 과학적·의학적으로 명확히 입증돼 있다”며 “세계보건기구(WHO)는 간접 흡연까지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호흡기내과 전문의로 질병관리본부장과 한림대 성심병원장 등을 지냈다.
건보공단은 지난 2014년 케이티앤지(KT&G), 한국필립모리스, 비에이티코리아 등 담배 제조·유통사 등을 상대로 흡연 후 폐암·후두암 진단을 받은 환자 3465명(2003∼2012년 기준)에게 지급된 건보 급여 533억원을 보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2020년 11월 1심 판결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폐암 등이 흡연 이외 요인에 의해 발병할 수 있다’며 원고인 건보공단의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건보공단이 항소하면서 이날까지 11번의 항소심 변론이 열렸다.
건보공단은 항소심에서 소송 대상 환자들 중에서도 과거 폐질환 이력, 가족 병력, 음주·직업적 발병 요인 등이 없는 1467명을 추려 폐암·흡연의 인과관계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의 관련 논문과 흡연 피해자 등의 진술서도 제출했다.
정 이사장은 “소송 대상자 중 흡연 외 암 발생 위험요인이 전혀 없는 경우를 분류·제출해 (폐암이 흡연 이외 요인으로도 발생한다는) 1심 판결에 대해 추가 증명했다”며 “담배소송은 흡연 관련 질환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방지하고, 흡연 폐해에 대한 (담배 회사들의) 사회적 책임을 묻고 국민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소송”이라고 밝혔다. 이어 “담배가 일으킨 중독과 질병에 대해 담배회사에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은 피해자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건강권을 부정하는 중대한 오류가 될 것”이라며 “국가가 국민을 보호한다는 믿음을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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