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일제 때 없어진 제주목 관아 범종, 일본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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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민족문화 말살정책에 의해 100년 전쯤 자취를 감췄던 제주목 관아 범종이 현재 일본의 한 사립 미술관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구진은 이와 관련해 "제주목 관아는 탐라 시대 이래 근 년간 이어진 제주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하는 핵심적인 관부로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한민족의 문화 말살 정책의 일환으로 제주에서는 가장 먼저 목관아를 파괴했고 1916년 종각을 허물며 종은 일본인의 손에 들어가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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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민족문화 말살정책으로 종루 허물 때 사라져
전문가들 "전국서 제주만 제야의 종 없어...복원 필요"

일제강점기 민족문화 말살정책에 의해 100년 전쯤 자취를 감췄던 제주목 관아 범종이 현재 일본의 한 사립 미술관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15일) 제주자치도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주목 관아 종 복원 고증 학술 용역' 결과가 조만간 제주자치도의회에 보고될 예정입니다. 이 용역은 제주세계유산본부가 제주역사문화진흥원에 의뢰해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진행됐습니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이번에 존재가 확인된 종인 '미황사 종'은 1690년 경남 고성에 있는 은흥사에서 주조장인 김애립에 의해 주조된 '금종(金鐘)'입니다.
이 종은 제주목 관아 외대문(탐라포정사) 종각에 걸려 시각을 알리고 아침·저녁으로 성문의 개폐를 알리는 신호를 울리는 용도로 활용됐습니다. 제주에서 실제 활용된 기간은 1850년(철종 1)부터 1916년까지 60여년이었습니다. 이 종은 은흥사에서 만들어졌지만, 구입해 온 절이 해남 미황사였기 때문에 미황사 종으로 불렸습니다.
앞서 세종대왕 때 설치돼 400년가량 기능해 온 '묘련사 종'이 있었는데 너무 낡아, 1847년에 새롭게 교체됐습니다. 이 때 교체된 새 종이 미황사 종입니다. 묘련사 종은 외대문 2층 종루에 있었고, 새 미황사 종은 기존 종루 앞에 새로운 종각을 건립해 매달아 이용했습니다.
미황사 종은 둘레 243.8cm(5척3촌), 두께 5.98cm(1촌3분) 크기로, 무게는 300kg(500근)에 달하는 중형 범종입니다. 하나의 몸체로 연결된 쌍룡 모양의 고리인 '용류'가 있고, 용뉴 주위 천판엔 연판문이 장식돼 있습니다. 종 몸체엔 4개의 연곽대가 있는데, 각 연곽대에는 9개의 꽃봉오리 장식이 있습니다.
종 몸체 사방엔 '연곽(蓮廓)'을 두고 사이마다 합장하는 보살상을 새겨넣고, 보상살 옆에는 '주상전하수만세(主上殿下壽萬歲)'라는 문구를 양각했습니다. 다른 부분은 모두 철로 이뤄졌지만, 이 문구만은 금빛을 띠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종은 현재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소재 사립 미술관인 네즈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종이 종적을 감추게 된 것은 1916년 12월 포정사 종각을 허물 때 일본인이 가져갔다는 기록이 김선익의 '탐라기년'에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유출 시점과 종을 가져간 인물에 대해선 조사가 더 필요합니다.
종이 전시된 네즈미술관이 당시 조선에서 철도 부설 사업으로 돈을 벌어들였던 네즈 가이치로(東武根津嘉一郞, 1860~1940)가 그의 수집품을 전시하기 위한 용도로 1941년에 설립된 점이 확인되면서 유출과 무관하지 않다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정책에 의해 사라진 종의 복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연구진은 이와 관련해 "제주목 관아는 탐라 시대 이래 근 년간 이어진 제주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하는 핵심적인 관부로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한민족의 문화 말살 정책의 일환으로 제주에서는 가장 먼저 목관아를 파괴했고 1916년 종각을 허물며 종은 일본인의 손에 들어가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지난 2002년에는 마침내 조선시대 제주목 관아의 모습을 복원했지만, 복원된 지 20여년이 지났음에도 관아의 상징인 종루의 종이 복원되지 않고 있다"라며, "전국 17개 시·도 중 제야의 종소리를 들을 수 없는 유일한 지역으로서의 안타까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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