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체포, 치욕의 날" vs 춤추며 "만세"…한남동 극과극 반응[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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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망했다." "지금 인터뷰할 기분 아니에요."
15일 오전 11시쯤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날 아침 격양됐던 집회 분위기는 윤 대통령이 공수처 조사실로 이동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순식간에 숙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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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망했다."
"지금 인터뷰할 기분 아니에요."
15일 오전 11시쯤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날 아침 격양됐던 집회 분위기는 윤 대통령이 공수처 조사실로 이동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순식간에 숙연해졌다. 새벽 3시부터 자리를 지켰다는 60대 윤모씨는 "오늘은 치욕의 날로 기억될 것"이라며 "끝까지 싸워 이 민족과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45분쯤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며 "그러나 제가 이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부 화가 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경찰이 설치한 바리게이트를 밀어내며 몸싸움을 벌였다. 60대 여성은 바리게이트 위로 넘어가려고 시도했지만 경찰 통제로 실패했다. 경호처 직원들에게 욕설과 고함을 지르는 지지자들도 있었다.
곧 공수처가 위치한 경기 과천시로 이동하자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이들은 "대통령이 공수처에 자진 출석한다고 한다. 우리도 48시간 동안 대통령을 지키자"며 "지금 이것은 대통령 망신주는 일이다. 동요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중년 여성 두명은 길에 무릎을 꿇고 약 40분간 두 손 모아 기도를 했다. 체감온도 -3.4도(℃)의 쌀쌀한 날씨 속에서 털모자, 목도리 등을 두르고 오랜 시간 기도를 이어갔다.
중년 여성에 기대어 큰 소리로 우는 청년도 있었다. 여성은 "얼마나 억울하느냐"며 남성 등을 토닥였다. 태극기를 손에 쥔 또 다른 중년 여성 역시 5분 넘게 두 손으로 얼굴 감싸며 눈물을 닦아냈다.
영하의 강추위에 소방 신고도 이어졌다. 서울 용산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한남동 집회와 관련 총 6개 신고가 접수됐다. 이들은 대체로 오한과 저체온증을 호소했다. 소방 관계자는 "따뜻한 곳으로 옮기는 등 현장 조치했다"며 "다행히도 생명에 지장은 없다"고 했다.
같은 시간 한남동 루터교회에서 170m 구간 떨어진 볼보빌딩 앞은 축제 분위기였다. 이곳 집회 참가자들은 춤을 추며 "만세" "이겼다" 등을 외쳤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주변에 있는 경찰들을 향해 "너무 고생하셨다" "멋지다"라고 격려했다.
이날 현장에 있던 50대 여성 손모씨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역사도, 민주주의도, 우리 삶도 지켜냈다"며 "계엄이 선포되고 너무 놀라서 그 다음날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탄핵 집회부터 쭉 참여했는데 다들 고생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50대 여성 김모씨는 "너무 기뻐서 날아갈 것 같다"며 "정당하게 수사를 받아야 하는데 법 위에 있는 것처럼, 경호처 뒤에 숨어서 화가 났다.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기동대 54개 부대, 약 3200여명을 현장 배치하고 관저 앞 진입로를 확보했다. 전날에는 체포영장 집행에 투입될 경력 1200여명을 △체포수색조 △호송조 △장애물 제거조 등으로 나누고 조별 임무를 부여했다.
1200여명 규모의 체포조와 호송조를 꾸린 경찰은 이날 사다리를 이용해 관저가 위치한 공관촌 내로 진입했다. 경찰은 삼삼오오 사다리를 타고 관저 정문을 넘어선 후 대열을 정비하고 대규모로 관저 건물로 이동했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이현수 기자 lhs17@mt.co.kr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김선아 기자 seon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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