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범 前 특전사령관·군사안보 전문가 “특전사는 정권 위한 사병 아냐… 12·3 사태 아찔했던 순간” [나의 삶 나의 길]
“특전사는 극한 훈련 견뎌내며 군 생활
나라·국민 수호 부대… 최강 자부심 강해
여의도 의사당 투입에 혼란스러웠을 것
온당치 못한 명령은 거부하는 게 옳아”
38년간 군인의 길
연대장 시절 소총중대장에 여군 첫 임명
사단장 때는 27사단 이기자부대 이끌어
전역 병사에 먼저 경례… 추억 만들어줘
‘병사 복지 향상에 최선 다한 지휘관’ 평가
엄격한 특전사령관으로
고립무원 적진서 임무 완수 책임감 발동
훈련 강도 대폭 높이고 살인무술도 도입
특전사 여군 배려 사나이→전사들 변경
이동사격 방해 탄피 100% 회수도 없애
‘해외통’으로 맹활약
이라크 파병… 현지 선거업무 무사히 수행
아프간선 납치 샘물교회 신도 구출 성공
1983년 아웅산 테러 당시 합참의장 구해
“군인은 임전무퇴 기상으로 책임 다해야”
오후 2시. 약속시간에 맞춰 카페의 유리문을 밀고 그가 들어섰다. 우람한 체구는 아니지만 탱크처럼 탄탄한 모습이다. 예순 중반을 훌쩍 넘겼는데도 기력은 마치 쉰 초반처럼 흘러넘친다.

별 셋, 스리 스타 출신의 그가 제안한 장소는 서울 약수역 인근 카페. 전국 곳곳에 체인점을 둔, 별실이나 칸막이 하나 없이 장삼이사가 드나드는 트인 곳이다. ‘병사들을 잘 먹이고 잘 재우고 잘 입히고, 좋은 장비를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 지휘관’이었다는 평가가 그냥 매겨진 것은 아닌 듯하다.
유자 레몬티와 캐러멜 마키아토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온당치 못한 명령은 거부하는 게 옳습니다. 급박한 현장에서 판단하기 쉽지 않겠지만, 서너 살 어린아이를 사살하라든가 비무장 시민들을 해치우라는 지시 등은 결코 따라선 안 됩니다. 국민은 보호할 대상이지 제거할 적이 아니거든요. 내 부모 내 형제 내 자식들이에요. … 박봉에 고생하면서도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대원들에게도 꿈이 있습니다.”
그는 “처음부터 장군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가 너무 많다”고 지적한다. 줄을 대고 진급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다. 별을 단 자들이 내란에 실패한 후 “대원들에게 미안하다”고 간단히 쉽게 말했다.

그는 민주화를 위한 목소리가 커지던 시절 중대장으로 복무했다. 시위 진압을 위한 ‘충정훈련’을 하고 담당 대학을 정찰하기도 했던 씁쓸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나라를 지키려고 군인이 된 것이지 학생들을 때려잡으려 군인이 된 것은 아니었다. 출동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명령에 절대복종해야 한다고 배웠지만 고민이 컸던 때다.
“중대장은 대형 뒤에 서서 진압작전을 지휘하도록 되어 있었지만 출동하면 맨 앞에 설 계획이었습니다. 당시엔 차라리 가장 먼저 죽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거든요.”

22사단 건봉산 대대 GP 근무는 지형이 험준해 어려움이 많았다. 여름에는 폭우로 사람이 떠내려가고 겨울에는 너무 추워 전봇대가 부러졌다. 강풍에 지프가 넘어지곤 했다. 폐전투복을 잘라 철모 위장을 했는데, ‘왜 거지처럼 했느냐’는 소릴 들었지만 지금은 보편화된 위장술이 되었다.
연대장 시절에는 대한민국 최초로 여군을 전투부대 소총중대장으로 보직, 강안 경비대대 소속 임무를 부여했다.
사단장 때는 27사단 이기자부대를 이끌었다. 전역하는 병사들에겐 먼저 경례를 했다.
“나중에 군 생활 이야기를 하다가 남들 이야기 다 듣고 나서 ‘난 장군으로부터 경례 받고 제대했다’고 자랑하라고 말해줬습니다.”

특전사령관이 된 그는 10일에 400㎞를 걷던 천리행군을 6박7일 만에 완주하도록 대폭 강화했다. 하루 20시간을 꼬박 걸어야 한다. 세 끼 식사 3시간과 휴식 1시간. 잠을 거의 못 잔다는 얘기다. 극한을 테스트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살인무술 크라브 마가 또한 도입했다. 이동사격과 즉각조치사격에 방해가 되는 탄피 100% 회수방침도 없앴다. 특전사에 여군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군가 ‘검은 베레모’ 가사 중 ‘사나이’를 ‘전사들’로 바꾸었고, 사기진작을 위해 특전부사관의 임관식을 신설했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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