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때 폭락한 신용등급, 회복엔 13~18년 걸렸다
美, 14년째 원래 수준 못 돌아가
국가신용등급은 한번 떨어지고 나면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한국의 신용등급은 지난 1997년 외환 위기 직전까지만 해도 A1(무디스)과 AA-(S&P와 피치)로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외환 위기로 기업들이 줄도산하고 원화 가치가 폭락하자 무디스는 6단계 낮은 Ba1으로 끌어내렸다. S&P와 피치도 각각 10단계, 12단계 낮은 B+, B-로 낮췄다. 신용평가사 3곳 모두 상위 10번째 등급인 BBB-까지만 ‘투자 적격’으로 보고 그 아래는 ‘투기 등급’으로 분류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시 한국은 투자해선 안 될 나라로 전락한 셈이다.

신용등급이 낮은 국가는 외국에서 돈을 빌리기 쉽지 않을뿐더러, 빌리더라도 훨씬 높은 금리를 물어야 한다. IMF(국제통화기금)로부터 빌린 돈을 다 갚은 뒤에도 한국의 신용등급은 회복되지 않았다. 무디스 등급이 외환 위기 직전 수준을 회복한 것은 2010년이었다. 강등 후 회복까지 13년이 걸린 것이다. S&P와 피치의 이전 등급을 회복하는 데는 각각 18년, 15년이 걸렸다. 한국의 현재 신용등급은 AA(무디스와 S&P)부터 AA-(피치) 수준으로, 외환 위기 이전보다 높아졌다. 일본과 중국의 신용등급은 A+(S&P 기준)로 한국보다 두 단계 낮다.
미국도 지난 2011년 정부 부채가 급증했다는 이유로 S&P 신용등급이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로 한 계단 강등된 이후 14년째 원래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지난 2023년에는 피치도 미국의 신용등급을 한 계단 내렸다.
영국은 지난 2016년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감행하면서 S&P 기준 신용등급이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로 두 계단 강등됐다. 이후 지금까지 10년 가까이 신용등급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무디스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영국의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로 세 계단 강등했는데, 지금도 그대로 머무르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투자금 유치가 어렵고 국내에 머무르던 자금도 해외로 빠져나가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또 다른 등급 하락을 불러올 우려가 크다”며 “우리나라처럼 기축통화국이 아닌 경우에는 등급 하락의 여파가 더 크게 다가오기 때문에 최대한 등급을 방어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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