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내란 청문회’ 윤석열 증인 채택…여당 “망신주기 안 돼”
야, 군에 2차 계엄 추궁…곽종근 “김용현, 병력 추가 투입 물어”
여, 외환유치 포함 야당 특검 비판…“군 활동 수사로 몰아가”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내란 국조특위)가 14일 국방부 등의 기관보고를 받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2차 비상계엄 준비 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야당 주도로 윤 대통령이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되자 여당이 반발하면서 충돌이 빚어졌다.
내란 국조특위는 이날 국회에서 특위 회의를 열고 오는 22일로 예정된 1차 청문회 증인에 윤 대통령을 포함하는 안을 야당 주도로 가결했다. 야당 간사인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헌법기관과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려 한 수괴가 다름 아닌 윤석열”이라며 “그날 서울의 밤, 진실의 문을 열 열쇠를 쥔 유일한 사람”이라고 채택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반발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국격이나 국익을 고려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망신주기로 흐를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와 김민석 최고위원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증인 채택 안건은 결국 재석 18명 중 찬성 11표, 반대 7표로 통과됐다. 내란 국조특위 여당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민주당의 막무가내식 증인 채택을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야당은 군 관계자들에게 지난달 4일 0시50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후에도 제2의 비상계엄이 추진됐는지를 물었다.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당시 계엄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현 상황에 대해 (윤 대통령에게) 간단히 말씀드린 것으로 기억되고 굉장히 긴 침묵이 있었다”며 “그런 내용은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을 재차 투입할 수 있는지 물어본 시점을 두고 “(4일 오전) 2시10분이 넘었던 것 같다”며 “추가 투입을 할 수 있냐고 해서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야당은 비상계엄 당시 군이 18만발 이상의 탄약을 갖고 출동 대기한 사실을 언급하며 민간인을 향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제기했다. 곽 전 사령관은 “그렇지 않다”며 “제가 지시한 것은 공포탄만 개인이 휴대하고 나머지 개인화기 실탄은 통합 보관하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10월1일 국군의날 시가행진 뒤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 대통령 등과 식사하던 중 ‘계엄’이 언급됐다고 재차 확인했다. 다만 그는 “계엄이 될 상황도 아니고 될 수도 없다”며 그날 김 전 장관과 장관 공관에서 만났을 때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뒤에 김 전 장관이 대통령께서 직접 말씀하셨다고 하시면서 대대급 이하 강하수당을 좀 빨리 올려주라고 얘기했다”고 했다.
여당은 민주당이 추진 중인 내란 특검법 수사 범위에 외환유치죄가 포함된 것을 집중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의 군사 안보 활동을 수사 대상으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군의 정상적인 활동이 자꾸 계엄 예비 조치로 의도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김명수 합참의장은 “군이 그런 걸(북풍 공작) 계획한 게 절대 없다고 직을 걸고 말씀드린다”며 “군이 정치적 중립을 보장받아야 하는데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보라·곽희양·강연주·이유진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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