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은 영상인데 ‘블랙아이스’ 더 심한 이유는[이원주의 날飛]

이원주 기자 2025. 1. 1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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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飛'는 제주항공 2216편 무안공항 참사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이날 대체적인 기온은 영상이었지만 땅 표면, 그러니까 지면온도는 계속해서 영하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기온'이 영상이었다고 하더라도 땅 표면의 온도가 영하이니 일단 물이 얼어붙을 조건은 완성되는 셈입니다.

또 비가 오지 않더라도 공기 중의 습기가 땅에 얼어붙어 블랙아이스가 얼마든지 생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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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飛’는 제주항공 2216편 무안공항 참사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또 부상 승무원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13일 퇴근길, 14일 출근길 혹시 길을 걷다 넘어지신 분은 안 계신지 걱정됩니다. 13일 저녁부터 밤사이 길바닥에 살얼음이 끼면서 길이 무척 미끄러웠습니다. 결국 14일 새벽 서울문산고속도로, 자유로 등에서는 ‘블랙아이스’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40중 이상의 다중 추돌사고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14일 오전 서울의 한 이면도로에 살얼음이 낀 모습. 뉴스1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가 미끄러웠던 이유도 찻길에 ‘블랙아이스’가 생기는 원인과 완전히 똑같습니다. 13일 밤부터 14일 오전 사이 서울과 경기에는 눈과 비가 섞여 내렸습니다. 이 눈과 비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그대로 ‘블랙아이스’가 됐고, 길을 심하게 미끄럽게 만들었습니다.
14일 오전 5시 16분 경 경기 고양시 자유로 구산IC 인근 파주방향 도로에서 발생한 차량 105대 다중추돌 현장. 뉴스1
그런데 13일 오후~14일 오전의 서울 날씨는 영상이었습니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13일 오후 9시 기온은 1.6도, 14일에도 최저기온이 0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기온이 영상인데 왜 바닥에 얼음이 얼었을까 이상하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런 조건이 ‘블랙아이스’가 생기기 가장 좋은 조건입니다.
13일 밤~14일 오전 사이 서울의 기온과 지면온도. 자료 기상청
이날 대체적인 기온은 영상이었지만 땅 표면, 그러니까 지면온도는 계속해서 영하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서울의 경우 13일 오후 9시 지면온도는 –0.2도, 14일 오전 8시에는 –0.9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기온’이 영상이었다고 하더라도 땅 표면의 온도가 영하이니 일단 물이 얼어붙을 조건은 완성되는 셈입니다.
블랙아이스가 생기는 과정. 자료 기상청
블랙아이스가 생긴 원인은 또 있습니다. 블랙아이스가 생기려면 지표면에서 1.5km 높이의 하늘 온도와 약 3.5km의 온도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좀 더 자세히는 1.5~3.5km까지는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 3.5km 이상의 하늘은 매우 낮은 온도여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지상 3.5km 이상에서 만들어진 얼음(눈)이 녹아내리면서 물(비)로 떨어지다가 지표면에 닿는 순간 얼어붙어버리게 됩니다. 이런 비를 ‘어는 비’라고 하고, ‘어는 비’는 블랙아이스의 생성 원인입니다.
13일 오후 9시 현재 경기도 오산 상공의 기온을 수직으로 표현한 그래프. 자료 기상청
13~14일 수도권 상공의 기온 분포가 정확히 이 기준에 맞았습니다. 위 그림은 경기도 오산 상공의 기온을 수직으로 표현한 그래프입니다. 3.5km 상공을 기점으로 기온이 오름세를 보이다가 1.5km 상공 인근에서 멈춥니다. 그리고 (그림에서 매우 작게 표현됐지만) 지표면에서 크게 떨어지는 형태입니다. 밤 시간에 이런 상황에서 지표면에 얼음이 생기면 사람 발걸음이나 자동차 타이어에 짖밟혀서 녹아내리기를 기대할 수도 없습니다. 그대로 살얼음이 끼는 겁니다.
‘어는 비’가 내리면 이처럼 나뭇가지에도 얼음이 얼거나 산에 상고대 등이 피기도 합니다. 동아일보DB
블랙아이스는 눈으로 보고 피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는 예측할 수 있습니다. 우선 강한 한파가 몰아쳤다가 추위가 풀리는 날 새벽~아침시간을 조심해야 합니다. 높은 하늘에는 차가운 공기가 아직 남아있는데 낮은 하늘은 가열되어서 따뜻한, ‘어는 비’ 조건이 생기기 쉬워서입니다. 이런 날 비가 오면 이번처럼 매우 미끄러운 길이 될 수 있습니다. 또 비가 오지 않더라도 공기 중의 습기가 땅에 얼어붙어 블랙아이스가 얼마든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날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외출을 삼가고,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좀 더 안전하게 겨울을 날 수 있을 겁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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