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 '입주장' 서자 송파도 힘 못 써…강동 옆동네 전셋값 1.5억 '뚝'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27일 둔촌주공 아파트를 재건축한 올림픽파크포레온 아파트 입주가 시작됐다. 이날부터 내년 3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입주가 진행된며 총 1만2032세대가 입주 대상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지원센터에서 주민들이 안내를 기다리는 모습. 2024.11.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 단지가 지난해 11월부터 입주를 진행중인 가운데, 주변 지역 전세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입주를 진행중인 서울 대규모 신축단지들 주변에서 비슷하게 관측된다. 전세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지면서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0.00%에서 -0.01%로 하락 전환했다. 서울 전세가격이 하락세를 기록한 것은 2023년 5월 셋째 주(-0.06%) 이후 처음이다. 일주일 단위로 집계하는 부동산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하락한 건 무려 86주만이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학군지 등 정주 여건이 양호한 선호 단지에서는 일부 상승 거래가 체결됐으나, 입주 물량 영향이 있는 지역과 구축 위주로는 거래 가능 가격이 하향 조정되며 서울 전체 전세가격이 보합에서 하락세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강동구의 하락세가 눈에 띈다. '강남 4구'로도 언급되며 최근 상급지로 떠오른 강동구 전세가격이 일주일만에 0.02% 내린 것이다. 강동구 전세가격은 지난해 11월부터 하락세로 전환됐다. 올해 1월 첫째 주까지 9주 연속 하락했다. 이밖에 금천구(0.03% 하락)와 관악구(0.02% 하락), 구로구(0.02% 하락)도 하락폭이 컸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강동구 상일동 '고덕 롯데캐슬베네루체' 전용 84㎡는 이달 초 5억8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달 최고 7억2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된 것과 비교하면 1억4000만원이 떨어진 것이다.

강동구 옆 송파구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나온다.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 전용 83㎡ 전세 계약 체결금액은 지난달 8억원에서 이달 6억5000만원으로 1억5000만원 내렸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84㎡ 전세가격 역시 지난달 최고가 13억원에서 이달 11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

1만2000여세대에 달하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의 대규모 입주는 공급 과잉으로 전세가격을 끌어내렸다. 다만 해당 단지의 실거주 비율이 높고, 전세 수요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하락세는 길게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지역 공인중개사는 "전세 물량이 줄고 보합세로 전환하는 모습도 관측된다"며 "실거주 의무와 전세기간의 격차가 가격 하락세를 완화시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래미안 라그란데' 역시는 3069가구 규모로 대단지다. 이 단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관측된다. 전용 84㎡ 전세가격이 5억3000만원까지 하락한 것이다. 이 지역 전세 물량은 많지만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

더구나 인근 지역에서 올해 상반기 대규모 입주가 예정돼 있다. 휘경자이 디센시아(1806가구), 이문아이파크자이(4311가구) 등 신규 단지들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동남권은 물론 서울 동북권에서도 신축 입주가 이어져 전세시장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