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장 "이상민, '언론사 단전·단수시 협조' 지시"

대상은 한겨레·경향·MBC

민주 윤건영 "지시 있었나" 질문에 허석곤 청장 "그렇다. 소방청 차장과 상의했다"
許 "대상에 한겨레·경향·MBC는 포함…조선일보는 포함된 기억 없다"
"단전·단수 소방 의무 아냐…명확히 답변 안 했고 행동 취한 것도 없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종민 기자

허석곤 소방청장이 12·3 내란사태 당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언론사에 단전·단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허 청장에게 "12월 3일 날 소방청장 주재 국·과장 대책회의를 하실 때 중간에 이 전 장관으로부터 전화가 왔고, 그 내용에는 주요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가 있었나. 맞느냐,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허 청장은 "단전·단수 지시가 명확하게 있었던 것은 아니고, 경찰에서 협조 요청이 있으면 협조를 해주라는 것이었다"고 답했다.

허 청장이 이 전 장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시각은 12월 3일 오후 10시 37분이었다.

윤 의원은 "경찰에서든, 어디 기관에서든 '주요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할 때 소방청이 협조해라' 이런 지시가 있었느냐"고 재차 질문했다.

허 청장은 "약간 그런 뉘앙스였다"며 관련 지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윤 의원이 "이 전 장관이 정확하게 뭐라고 했느냐"고 묻자, 허 청장은 "특정, 몇 가지 언론사에 대해서 경찰청 쪽에서 요청이 있으면 협조하라는 그런 내용이었다"고 답했다.

윤 의원이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조선일보, MBC에 대해 묻자, 허 청장은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MBC는 포함되지만, 조선일보에 대해서는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장관이 소위 진보 매체라는 언론사의 단전·단수를 지시했고, 그 지시를 소방청 차장에게 상의했느냐"는 질문에 "예"라며 "옆자리에 앉아 있기 때문에 같이 이야기를 했다"고 거듭 확인했다.

다만 해당 지시 내용을 서울소방재난본부장 등에게 이첩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지시하지 않았다"며 "소방청 차장과 의논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특별하게 어떤 액션(행동)을 취한 것은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그날 상당히 급박한 상태였지만, 단전·단수가 소방의 의무가 아니지 않느냐"며 "그래서 제가 명확하게 답변을 드릴 수도 없고, 이 전 장관도 명확하게 저한테 지시를 하신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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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준규 기자 findlov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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