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합의 요청후 국회 떠나자마자…野, 특검법 단독처리
'3자 추천 특검법' 통과시켜
"위헌요소 이미 다 해소됐다"
與 "국방태세 허무는 악법"
黨 공식입장 교통정리 나설듯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국회를 찾아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죄 혐의를 수사할 특검법을 여야 합의로 처리해달라고 거듭 제안했다. 여당은 일부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은 있지만 노력해보겠다고 답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추가로 협의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신들이 내놓은 내란특검법안을 여당이 퇴장한 가운데 의결했다. 최 권한대행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간 회담을 마친 지 30여 분 만이었다. 최 권한대행은 먼저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특검법안과 관련해 위헌적 요소가 없는 법안을 여야가 함께 마련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31일에 특검법의 위헌성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바 있다. 이에 권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이 새롭게 제출한 특검법은 내란죄와 관련해서도 큰 문제가 있고, 외환죄 부분은 우리 국방태세를 완전히 허물 수 있는 내용"이라며 "정부에서 재의요구를 할 필요가 없는 특검법안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설득해나갈 생각이 있다"고 화답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같은 내용을 요청했지만 반응은 차가웠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여야 합의가 헌법·법률상 어떻게 (재의요구) 근거가 되느냐는 점에 대해 강하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야6당이 공동 발의한 특검법을 국민의힘이 반대한다고 여야 합의를 요구하는 것은 '월권적 요청'이라는 주장이다.
민주당 등 야6당은 최 권한대행이 국회에 와 있는 동안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고 특검법 의결을 추진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일제히 퇴장했다.
이날 법사위를 통과한 두 번째 특검법은 특검 추천 주체를 야당에서 대법원장으로 바꾸는 내용이다. 대법원장이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들 중 1명을 임명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오히려 외환죄를 덧붙였다며 강력 반발해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분쟁지역 파병, 대북 확성기 가동, 전단 살포 등을 통해 전쟁 또는 무력 충돌을 일으키려 했다며 특검의 수사 대상에 '외환죄'를 추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군사기밀이나 공무상 비밀에 대해서도 무제한 압수수색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 조항도 문제 삼았다. 유상범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는 "한마디로 (민주당의) 친북적 사고관이 그대로 반영됐다"고 비판했다.
여당은 수사 대상에 내란행위에 선전·선동한 혐의를 포함시킨 것도 문제로 꼽았다. 민주당은 가짜뉴스를 만들어 메신저(카카오톡 등)로 퍼나르는 행위는 내란 선전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최보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통제하고 검열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이 일부 조항을 고쳐 특검법 추진에 속도를 내는 것은 특검 통과를 최대한 앞당기려는 목적에서다. 현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주도하는 체포영장의 위법성 문제도 특검이 활동을 시작하면 해소된다. 공수처에는 특검법이 발효돼 수사권을 넘기기 전까지 체포영장을 집행하라는 압박이 되기도 한다. 조 수석대변인은 "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된다고 언급했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며 "'제3자 추천'으로 수정했고, 안보 관련 부분은 브리핑을 제한하기로 했기 때문에 위헌 시비가 다 해소됐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지도부가 내란특검법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14일 오후에 발표하기로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당의 안을 낼 것인지에 대해 의원들 간 의견이 갈리는데, 지도부가 결정 권한을 위임받은 만큼 14일 오후에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의총장에서는 특검 자체에 반대해야 한다는 의원들과 더 이상 미룰 수만은 없다는 의원들이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현 의원은 "특검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저지의 대상"이라고 했다. 반면 조경태 의원은 "대안을 갖고 잘 합의해서 처리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희석 기자 / 홍혜진 기자 /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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