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 바람 클래식,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문원빈 기자, 홍수민 기자 2025. 1. 1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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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로, 현금 거래에 취약한 시스템… 선택적 고증으로 야기된 참사

북천황 젠 버그의 개발진 대응 이후 '바람의나라 클래식' 유저 불만과 갈등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논란이 시작된 지 3일이 지난 13일 오후 5시까지도 개발진의 추가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엄밀히 따지면 북천황 이슈는 트리거일 뿐이다. 원작 고증과 메이플스토리 월드 고유 시스템 사이에서 발생되는 문제가 근원이다. 유저 스트레스가 이미 한계치에 도달했고 그것이 북천황 이슈에 의해 폭발한 것이다.

약관 위반 비인가 매크로 사용과 현금 거래 관련 대응도 부실하다. 개발진의 안일한 대응으로 플레이 패턴, 입장 차이가 서로 다른 유저들의 분쟁만 커지는 만큼 조속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 유저들은 왜 화가 났는가?

- 현재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수화룡의 비늘 [출처: 비엘지 유튜브]

바람 클래식 유저 분노를 증폭시킨 4대 요인은 사냥터, 매크로, 북천황, 2차 승급이다. 사냥터 문제에서 자주 거론되는 흉가는 99레벨 이상 유저들의 메인 무대다. 하지만 유저 대비 그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부속성 업데이트가 진행됐지만, 인스턴스 채널 최대 인원 상향으로 채널 수 자체가 감소하면서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다.

2차 승급의 경우 재료인 수·화룡의 비늘이 원인이다. 해당 아이템은 수룡과 화룡을 처치하고 드롭되는 용의 비늘을 다시금 감정해서 얻는다. 감정 결과 진품 바늘이 등장할 확률은 극히 낮아 수십 번을 도전해도 얻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원작 바람의나라에서 100%에 가까웠던 용의 비늘 드롭률도 바람 클래식에서는 크게 낮아졌다. 덕분에 화룡의 비늘은 출시 이후 약 한 달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개당 현금 50만 원에서 60만 원에 육박하는 고가의 시세를 유지 중이다.

아이템의 시세가 높으니 당연히 현금 거래를 목적으로 입장하는 유저도 늘어났다. 2차 승급 달성자들이 수·화룡의 방을 점령하니까 정작 2차 승급을 위해 재료를 파밍하는 1차 승급 유저들이 파밍 허들로 난관을 겪고 있다.

보통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템 습득 난도는 내려간다. 한 번 달성하면 끝인 승급 특성상 수요가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가격도 안정화된다. 그러나 현재 2차 승급 난도는 기자가 2차 승급을 달성했을 때보다 더 어려워졌다. 

물론 지금의 2차 승급 난도가 무조건 비정상이라고 말할 순 없다. 이것이 바람 클래식의 문화라는 주장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유저들의 스트레스가 과열되는 상황은 게임의 미래를 위해 되돌아볼 사안이다.

치지직 스트리머 따효니도 13일 2차 승급에 필요한 화룡의 비늘을 직접 파밍하는 과정에서, 몬스터 소유권을 두고 서로 싸우는 유저들의 모습을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포기했다.

따효니는 "아무리 고증이라고 하지만 이건 아닌 것 같다. 방송인도 이 정도인데 일반 유저는 답이 없다. 유저들의 스트레스를 높이는 방안을 그대로 구현할 필요가 있을까.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합리적 해명과 조치 필요한 북천황 이슈

- 바람 클래식 유저들에게 화제가 된 북천황 관련 이슈 [출처: 혜서 유튜브]

북천황 이슈는 바람 클래식의 근본적 문제를 되짚어보는 계기가 됐다. 북천황의 경우 본래 모든 채널 중 단 한 개의 채널에서만 등장하는 신규 젠 시스템이 적용됐다. 하지만 해당 메커니즘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커뮤니티 정보에 따르면 12월 30일 이후 무한, 동시 젠 버그가 발생했다. 덕분에 특정 집단이 짧은 기간 동안 수십, 수백 개의 금조각을 차지했다. 해당 버그는 스트리머의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용자에게 실시간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타 유저들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해 금조각을 독점하고 안 하고의 여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버그 활용 유무를 판단한 후 그에 따른 제재를 가하면 된다.

핵심은 개발진 대응이다. 북천황 젠 타임에 버그가 발생했다는 것을 수많은 유저가 목격했는데도 개발진은 이를 '정상 범주'라고 단정졌다.

유저 입장에서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정상 범주라면 피크 타임인 금요일 저녁에 마이그레이션을 감행할 필요가 없다. 오랜 기간 연속해서 출몰했던 북천황이 마이그레이션 이후 1시간 30분에서 2시간 간격으로 나타난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버그를 수많은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목격했고, 그 버그 속에서 여러 사건이 발생했고, 수천만 원의 현금 거래가 이뤄졌다. 명백히 제재 대상에 속하는 사안이지만 개발진은 정상 범주라고 강변했다. 이미 금조각을 수급해 이득을 취한 집단에게 면죄부를 준 셈이다.

물론 4시간 만에 전수 조사를 진행한 개발진의 판단이 옳을 수도 있다. 이용자들은 정확한 데이터 공개와 납득할 만한 설명을 요구했지만 개발진은 짧은 코멘트 하나 남기지 않았다. 유저들은 메이플스토리 월드에서 개인적으로 콘텐츠를 운영하는 크리에이터도 이런 식으로 대응하진 않는다고 비판했다.

 

■ 현금 거래가 활발한 이유는?

- 여전히 높은 시세를 유지 중인 화룡의 비늘

바람 클래식에서 현금 거래 비율의 상승은 당연한 현상이다. 바람 클래식 유저의 평균 연령대가 높다.

바쁜 현대 직장인이 게임 재료 획득에만 수십 시간을 투자하긴 어렵다. 현금으로 빠르게 해결한 후 다음 콘텐츠를 즐기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에 필요한 재력도 충분하다는 것이 수요자의 관점이다.

판매자의 관점은 어떨까. 바람 클래식은 물론 다른 게임에서도 현금 거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오죽하면 아이템을 거래하거나 재화를 소모할 때 현금 비율로 논하는 대화가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안 그래도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수요자도 충분하니 자연스럽게 게임으로 수익을 챙기려는 유저도 많아지고 있다. 수요와 공급이 맞물리고, 원작에 비해 낮아진 용의 비늘 드롭률이 가세하니 수·화룡의 비늘이 아직까지도 현금 50만 원이 넘는 가격에 불티나게 팔리는 것이다.

현금 거래 전면 차단은 비현실적이다. 외부에서 이뤄지는 현금 거래의 정확한 증거 확보는 불가능하다. 애초에 게임 아이템을 재산으로 인정 받은 판례도 있으니까 현금 거래가 왜 문제인지 반박할 수 있다.

게임이 도박으로 전락할 우려 등 다양한 리스크를 논하기 전에 게임사가 이것을 규제 대상이라고 지정했다. 그 규정이 아직 판례에 맞춰 변경되지 않았으니 일반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 입장에서는 흔히 '쌀먹'이라고 지칭되는 유저들을 질타하는 게 당연하다. 

그렇다면 개발진은 게임 내 환경만이라도 클린하게 만드는 성의를 보여야 했다. 바람 클래식의 제재 대응은 넥슨 공식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만큼 느리다. 세계후로 흔히 볼 수 있는 광고 채팅도 뉴스 보도가 이뤄지고 나서야 사라졌다.

애초에 수·화룡의 비늘을 수월하게 얻도록 설계했다면 별다른 제재나 조치 없이 현금 거래 비중이 낮아졌을 것이다. 유저들 간의 싸움만 부추기는 이 시스템에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 가장 큰 문제는 허탈감 유발하는 매크로

- 흔히 볼 수 있는 밀대 매크로

비인가 매크로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수동 사냥으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과정은 바람 클래식 재미의 핵심이다. 피로감이 높지만 누구보다 먼저, 혹은 자신이 세운 목표를 직접 달성했을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매크로 프로그램은 바람 클래식 재미의 근간을 해친다. 바람의나라에서는 플레이 시간이 곧 자산이다. 자동 플레이로 성장하는 유저를 보고 있으면 당연히 허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에 유저들은 꾸준히 매크로 유저를 제재해 달라고 요청했다. 제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보니 유저들이 직접 찾고 증거를 제보하는 사례도 이어졌다.

문제를 인지한 개발진도 제재 속도를 올리면서 수시로 제재 내역을 공유 중이다. 그러나 표면적으로 목격되는 매크로 유저들의 수는 전혀 줄어들고 있지 않다. 유저 불만이 고조된 이유다.

만약 거짓말 탐지기 등 시스템적 대안책을 내놓는다면, 개발 중이라는 코멘트를 남겼다면 "개발진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네"라며 유저들의 안도감을 끌어올릴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 원작 고증 중요하지만 현재도 바라봐야 한다

- 향후 업데이트의 기대감보다 걱정이 더 크다 [출처: 아웅 유튜브]

북천황 이슈가 용왕굴에서 발생했다면 그 파장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을 것이다. 바람 클래식 개발진 입장에선 오히려 다행일 수도 있다.

물론 기대감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다. 3차 승급, 일본, 용궁 등 향후 콘텐츠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야 하는데 이 상태로는 걱정만 될 뿐이다.

돌이켜보면 모든 문제의 발단은 새로운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원작 고증에만 집중했던 탓이다. 왕의 퀘스트, 극경도깨비봉 선출시 등을 떠나 애당초 바람 클래식은 채널 운영만으로 고증에서 벗어났다.

대다수 이슈가 채널 운영에서 시작됐는데, 이용자들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면서까지 원작에 얽매일 필요가 있을까. 메이플랜드, 옛날 바람 등 여타 클래식 기반 게임을 개발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원작 고증에만 집중하지 않는 이유다. 

게다가 바람 클래식은 넥슨의 공식 메이플스토리 월드 콘텐츠다. 이용자 규모도 중견 라이브 게임 못지 않다. 이는 공식에서 주는 안정감에서 비롯된 인기다. 단순히 과거 바람의나라 추억을 되살리는 것 외 짊어진 요소가 많다는 의미다.

한국 대표 게임사인 넥슨의 위상, 메이플스토리 월드 운영의 본보기, 바람 클래식의 롱런, 유저 간의 갈등 완화를 위해서는 현재 논란이 된 문제에 개발진의 의도와 입장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동시에 게이머 플레이 패턴 변화, 메이플스토리 월드 자체 시스템, 바람의나라 원작 고증을 다방면으로 철저히 고려한 업데이트를 보여줘야 할 시기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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