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오 칼럼] 슈퍼 301조보다 더 강한 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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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첫날만은 독재자가 되겠다"라고 공언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취임이 일주일 남짓 남았다.
중국 제품에 60%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그 대체품은 미국산이 아니라 제3국 제품이거나 중국이 우회 수출한 제품일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가 보편 관세를 시행하면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관세 인상 전보다 최대 4% 낮아진다는 게 영국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의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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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첫날부터 보편관세 추진
무역 피해 최소화하고 국익 지키려면
정책 협조하며, 통 큰 거래 준비해야

“임기 첫날만은 독재자가 되겠다”라고 공언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취임이 일주일 남짓 남았다. 그가 독재를 휘둘러서라도 관철하려는 것 중에는 ‘보편 관세’도 포함된다. 미국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하고 멕시코 캐나다에는 25%, 중국산에는 6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미 CNN방송은 그 구체적 실행 방안을 보도했는데, 바로 ‘국가 경제 비상사태’ 선언이다. 이를 통해 무역 관련 전권이 대통령에게 주어지면, 기존 관세 제도를 전면 개편하려 한다. 트럼프 당선자는 집권 1기이던 2019년에도 이 권한을 동원해 불법 이민을 단속하지 않으면 멕시코산 모든 수입품에 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다가 철회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 익숙한 ‘슈퍼 301조’도 거론된다. 미국은 이를 통해 교역상대국에 대해 광범위한 영역에서 강력한 보복을 행사해 왔다. 한국은 이를 피하려 1989년에는 농산물 수입 규제를 완화했고, 97년 자동차 수출로 압박을 받다가 외환위기 이후 백기를 들고 자동차 개방은 물론 스크린 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제)도 완화했다.
1기 집권 당시 미완에 그친 무역장벽을 완성하려는 트럼프 당선자가 국가 경제 비상사태나 슈퍼 301조 같은 강력한 무기 사용을 자제할 이유가 없다. 그는 관세를 높이면 국내 생산이 늘 뿐 아니라, 늘어난 관세 세수를 바탕으로 내국세를 낮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만들 수 있다는 꿈을 꾸고 있다. 하지만 ‘관세를 높여서 미국만 잘살겠다’라는 계획은 성공 확률이 낮다는 것이 다수 경제학자들 분석이다. 미국의 만성적 무역적자는 미국 경제가 공급에 비해 수요 초과인 것이 근본 원인이다. 중국 제품에 60%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그 대체품은 미국산이 아니라 제3국 제품이거나 중국이 우회 수출한 제품일 가능성이 크다. 국내 생산을 늘리려 해도, 인력을 구하기 힘들어진다. 트럼프가 1,100만 명의 이민자를 추방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은 구조적으로 총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나라다. 그 적자는 정부 몫이다. 법인세를 비롯한 감세정책이 가동되면 물가 인상과 국가 부채 증가를 피할 수 없고 그 폭은 관세인상 때문에 더 증폭된다. 트럼프가 보편 관세를 시행하면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관세 인상 전보다 최대 4% 낮아진다는 게 영국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의 예측이다.
온갖 반대에도 MAGA 추진 의지를 굽히지 않는 트럼프 당선자를 두고, 그가 ‘광인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자신이 비이성적인 것처럼 연기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광인 전략은 상대가 굴복하지 않으면 그 결과에서 진짜 광인이 벌이는 행동과 별 차이가 없다. 상대가 광인 전략인 걸 간파했다면, 더 과격해질 수밖에 없다. 상대가 같은 광인 전략으로 대응한다면 파국은 더 빨라질 것이다.
다행히 트럼프는 눈앞의 상대를 이기는 것에 매달리느라, 다른 현안은 종종 잊거나 입장이 쉽게 바뀌는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1기 경제 고문을 지낸 게리 콘은 2017년 9월 대통령 책상에 놓인 서명 직전의 ‘한미 FTA 파기 서한’을 치워버려, 한미 관계 파국을 피했다. 하지만 2기 트럼프 정부에는 실책을 막기 위해 서류를 빼돌릴 참모마저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 추진에 협조하며, 우리 국익을 최대한 지킬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트럼프 2기에 한국이 기회를 잡으려면 트럼프를 흑백논리나 이분법적 세계관으로 재단하지 말고, 그가 원하는 바를 파악해 통 큰 거래에 나서야 한다.”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이 ‘트럼프의 귀환’에 대해 내놓은 조언이다.
정영오 논설위원 young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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