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상목, 1차 윤석열 체포집행 때 “경찰이 경호처 막고 있냐” 외압성 전화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경찰에 전화해 “경찰이 경호처가 관저에 못 들어가게 막고 있느냐” “체포영장 집행 인력을 증원했느냐” “경호부대 협조가 안 되느냐”고 물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 권한대행의 이런 행위는 경찰에 압력으로 작용해 체포영장 집행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3일 경찰청이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국정조사 자료에 따르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이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한 지난 3일 오전 11시48분 최상목 대행은 이호영 경찰청 차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 대행은 “경호처가 ‘경찰이 대통령 관저 앞에서 경호실 직원과 부대를 못 들어가게 하고 있다’는데 어떻게 된 것이냐”고 질문했다.
이 차장은 “확인해보고 전화드리겠다”고 답변하고 최현석 서울경찰청 생활안전차장에게 전화했다. 최 차장은 이 차장에게 “관저로 들어가는 경호실 직원이나 부대를 막은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11시52분 이호영 차장은 최 대행에게 전화해 최 차장의 답변 내용을 전했다. 11시56분 최 차장은 이 차장에게 전화해 “재확인해 보니, 경호실 신분증을 제시하고 들어가려는 사람은 없었다”며 “군 경호부대가 후문 쪽에서 집회·시위 군중 때문에 못 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는 현장 얘기가 있다”고 보고했다.
‘경호처와 경호부대의 관저 출입을 통제하지 않았다’는 경찰의 답변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의지를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공수처·경찰 공조수사본부 인력 80명이 관저 경내에 진입했지만 경호처 직원과 경호부대 200여명이 서로 팔짱을 끼고 서서 6~7줄의 ‘인간 벽’을 만드는 바람에 윤 대통령 체포에 실패했다. 공조수사본부는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준비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최 대행은 이 차장에게 3일 낮 12시54분, 오후 1시28분에도 재차 전화해 “체포영장 집행 시 충돌이 있어서는 곤란하다”며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국가수사본부에서 인력이 추가 증원됐느냐”고 물었다. 이 차장은 “최대한 안전에 유의하도록 당부하겠다”며 “인력 추가는 보고받은 바 없다”고 답변했다.
앞서 오전 11시21분 이 차장은 박종준 당시 경호처장이 “101경비단, 202경비대를 관저로 보내달라”고 요청하자 “판사가 발부한 영장은 적법하므로 동원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절했다. 당시 박 전 처장은 “경호처장에게 부대 지휘권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 차장은 “법령상 지휘감독규정은 삭제됐다”고 일축했다. 이후 박 전 처장은 최 대행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오전 11시41분 최 대행은 이 차장에게 전화해 “경호처장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경찰 경호부대 협조가 안 되고 있다’는데 어떤 상황이냐”고 물었다. 이 차장이 “적법하지 않은 임무를 위한 부대 동원 요청은 수용할 수 없다”고 답변하자 최 대행은 “알겠다. 잘 협의하라”고 전화를 끊었다.
경찰은 이 자료를 제출하며 “녹취록이 없고 통화 후 수일이 경과한 상태에서 기억에 의존해 작성한 것이므로 답변 내용과 순서가 일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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