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4분 블랙박스 ‘먹통’… 무안참사 책임공방 격화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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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발생 보름이 지났지만, 여객기가 왜 반대 방향으로 동체착륙을 시도했는지, 피해를 키운 것으로 추정되는 콘크리트 둔덕 설치에는 하자가 없었는지 등 사고를 둘러싼 의혹이 여전히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사고 원인 규명의 결정적인 단서인 블랙박스에서 '충돌 직전 4분'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되고 콘크리트 둔덕 설치가 안전규정 위반이 아니라는 국토교통부 입장에도 많은 허점이 지적되면서 참사의 원인과 책임 규명은 계속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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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음성기록 장치 작동 안돼
콘크리트 둔덕 위법여부도 설전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발생 보름이 지났지만, 여객기가 왜 반대 방향으로 동체착륙을 시도했는지, 피해를 키운 것으로 추정되는 콘크리트 둔덕 설치에는 하자가 없었는지 등 사고를 둘러싼 의혹이 여전히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사고 원인 규명의 결정적인 단서인 블랙박스에서 ‘충돌 직전 4분’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되고 콘크리트 둔덕 설치가 안전규정 위반이 아니라는 국토교통부 입장에도 많은 허점이 지적되면서 참사의 원인과 책임 규명은 계속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13일 오후 비행기록장치(FDR)와 음성기록장치(CVR) 분석차 미국으로 파견 간 우리 측 조사관 2명이 귀국한다고 밝혔다. 다만, 사조위 측은 이들이 귀국해도 참사 원인이 파악되기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블랙박스에서 원인을 규명할 가장 중요한 자료인 충돌 직전 4분이 CVR과 FDR 모두 저장 중단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앞서 기체는 오전 8시 59분 ‘메이데이’와 ‘버드 스트라이크’를 외친 뒤 반대방향 활주로로 9시 2분 동체착륙하고 9시 3분 로컬라이저 둔덕에 충돌했는데, 사고의 핵심을 밝힐 이 4분이 지워져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즉시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항공 운항 전문가들은 사고기가 조류와 충돌한 뒤 양쪽 엔진이 고장 나면서 기체가 전원 셧다운(공급 중단) 상태에 빠져 기록이 끊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원 공급이 중단돼도 보조 배터리가 있다면 CVR은 10분간 기록된다. 그러나 이번 사고기에는 보조배터리가 없었다. 2018년 이후 생산된 항공기에 부착됐는데 이번 항공기는 2007년 제작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사조위 관계자는 “관제 교신 기록과 CCTV, 엔진 등 부품 등을 검토하며 사고 원인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사고 피해를 키운 것으로 지목되는 로컬라이저를 받치고 있는 콘크리트 둔덕의 안전규정 위반 여부에도 의혹이 계속되고 있다. 국토부는 규정 위반 여부를 두고 입장을 번복하다 지난 7일 “규정 위반이 아니다”라고 재차 밝혔다. 그러나 이를 해명한 근거가 석연치 않다는 반론이 다시 제기됐다. 국토부 고시 설치기준에 따르면 로컬라이저 등이 위치한 지점까지 활주로 종단안전구역(RESA)을 연장해야 한다. 이에 로컬라이저 둔덕이 RESA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이번 위법성을 가르는 기준점으로 제시됐다.
국토부는 이번 발표에서 국토부 고시나 국제규정이 아닌 미국항공청(FAA)의 ‘활주로안전구역 끝 너머(beyond)’란 표현을 들며, 이를 넘어섰기에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FAA규정은 국내 및 국제규정과 달리 활주로안전구역(RSA)을 기준으로 삼아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며 “안전 강화 방안 마련을 고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 joo4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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