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45] 카터와 포드의 우정

“나는 남부인이자 미국인이며, 농부, 핵물리학 엔지니어, 아버지이자 남편, 기독교인, 정치인이며 전 주지사이자 해군 장교, 그리고 밥 딜런의 노래와 딜런 토머스의 시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미국의 39대 대통령 지미 카터가 100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1월 9일 워싱턴의 국립대성당에서 열린 영결식에는 전현직 대통령 다섯 명이 그를 떠나보냈다.
지미 카터는 민주당 출신으로 재선에 실패한 유이(唯二)한 대통령이면서 역대 지지율에서는 해리 트루먼과 꼴찌를 다투었을 정도로 인기가 형편없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퇴임 후에 인권과 평화를 위해 세계를 누비는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퇴임 이후에 노벨평화상을 받은 유일한 인물이 되었다. ‘최고의 전직 대통령’이라는 칭호가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이다. 그가 펼친 친환경 에너지 정책이나 여성 인권 시장, 평등권 입법 등은 시간이 흐를수록 재평가되며 역대 미국 대통령 평가에서 중상위권까지 치고 올라왔다.
1976년 대선에서 그가 꺾었던 제럴드 포드 전임 대통령과의 오랜 우정도 화제다. 이 두 사람은 누가 먼저 죽든 서로의 장례식에 추도사를 하기로 했는데, 19년 전에 먼저 세상을 떠난 포드 대통령의 아들이 대독한 생전에 써둔 유머 넘치는 추도사가 일약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장면은 현대 정치사의 명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윌리 넬슨과 듀엣으로 녹음하기도 했고 낭독으로 그래미상까지 받으며 로큰롤 대통령으로 불렸던 지미 카터의 영전에 그가 생전에 좋아했던 밥 딜런의 신앙심 충만한 이 블루스록이 딱인 거 같다. “여기는 살아서 머물기가 힘든 나라에요/그것은 먼 길이죠, 아주 멀고 좁은 길이지요/칼날은 여기저기에 널려 있고, 그것들은 내 피부에 생채기를 내지요/나도 최대한 무장하고 거칠게 싸울 수밖에요/상처 없이 여길 빠져나가긴 어렵겠죠/멀고도 좁은 길이에요(This is hard country to stay alive in/Blades are everywhere and they’re breaking my skin/I’m armed to the hilt and I’m struggling hard/You won’t get out of here unscarred/It’s a long road, it’s a long and narrow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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