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고, 파이고… 시각장애인 위협하는 위험천만 ‘점자블록’ [현장,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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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들에겐 길이 아니라 오히려 함정입니다."
파손된 점자블록을 피해 걷던 시각장애인 김모씨(54)는 "점자블록이 끊겨 있거나 망가져 있으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두렵다"며 "발이 걸려 넘어질까 늘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내 시각장애인의 보행 편의를 위해 설치된 점자블록의 관리가 허술하게 이뤄져 오히려 보행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전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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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민원 후조치’ 관리방식 지적... 지자체 “인력·예산 부족 보수 난항”
“망가진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들에겐 길이 아니라 오히려 함정입니다.”
12일 오전 10시30분께 수원특례시 장안구 율전동 인근 사거리. 일부 점자블록은 통째로 사라져 깊게 파인 아스팔트가 드러났고, 나머지 블록들은 금이 가거나 조각조각 깨져 있었다. 파손된 틈 사이로 낙엽과 흙먼지가 쌓여 있어 오랜 시간 방치된 듯한 모습이었다.
특히 중앙부에 보이는 흠집과 파손은 점자블록을 밟을 때 발목을 삐끗할 위험이 있어 보행자들마저 피할 수밖에 없었다.
이곳을 자주 이용한다는 주민 박모씨(43)는 “점자블록이 관리되지 않아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일반 보행자들에게도 위험할 지경이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오후 1시께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한 인도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곳에서도 점자블록은 노랗게 칠해진 본래 모습을 알아보기 어려웠고, 일부 구간은 심하게 훼손돼 보행을 방해하고 있었다.
파손된 점자블록을 피해 걷던 시각장애인 김모씨(54)는 “점자블록이 끊겨 있거나 망가져 있으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두렵다”며 “발이 걸려 넘어질까 늘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내 시각장애인의 보행 편의를 위해 설치된 점자블록의 관리가 허술하게 이뤄져 오히려 보행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전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점자블록은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 1998년부터 시각장애인의 이동 편의를 위해 설치되고 있다.
하지만 점자블록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점자블록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 및 유지·보수 체계가 없어, 민원이 접수된 후에야 뒤늦게 조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2021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점자블록 등 장애인 시설과 관련된 민원은 총 1만8천816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7건 이상의 민원이 접수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민원이 접수된 후에야 조치가 이뤄지는 ‘선 민원 후 조치’ 점자블록 관리 방식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점자블록과 같은 장애인 편의시설은 설치 자체도 중요하지만 정기적인 점검과 유지보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단순히 민원이 있을 때만 대응하는 방식으로는 시설의 본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현재 점자블록 유지 및 관리는 각 구청에서 실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정기적인 실태 점검이나 보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종민 기자 fiveb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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