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철의 뉴스 솎아내기] "`어시스트 AI`서 `에이전트 AI`로"

강현철 2025. 1. 1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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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 논설실장
오픈AI '레오나르도AI'로 제작한 이미지

올 CES의 최고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AI)이었다. AI를 포함한 디지털 기술의 진보는 일상과 업무 환경, 공간의 변화에 혁신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지능정보원(NIA)은 최근 '2025 12대 디지털 트렌드'를 통해 AI의 시대 도래를 알리는 12가지 경향을 발표했다.

NIA는 우선 올해가 '어시스트 AI'에서 '에이전트 AI'로 발전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AI가 단순한 명령 수행을 넘어, 상황을 직접 분석하고 적절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가 개인 및 산업에서 다양하게 사용될 것이라는 얘기다. 개인의 경우 AI가 충실한 비서 역할을 담당, 쇼핑을 돕고 스마트홈 제어에 도움을 주며,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뉴스를 요약해주고 대화 상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산업 분야에선 생산 라인의 데이터를 분석해 문제를 탐지하며, 자동으로 조치하거나 운영 최적화를 제안하게 된다. 또 물류업체들엔 실시간으로 배송 경로를 최적화하고, 차량을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게 해준다. 금융회사엔 대규모 금융데이터를 분석해 투자전략을 수립하고, 사기거래를 실시간 탐지할 수 있게 한다.'에이전트 AI'는 산업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사회 변화를 이끄는 동력이 될 것이다.

또 올해는 'AI 거버넌스'가 시작되는 해다.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AI기본법'이 통과됨에 따라 국내에서도 AI 기술 활용을 지원하는 한편으로 AI를 보다 안전하게 쓸 수 있는 제도적 방안 마련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AI 거버넌스'는 안전, 공정 및 인권 존중을 보장하기 위한 AI의 연구, 개발 및 활용을 안내하는 프레임워크, 규칙 및 표준이다. AI 툴과 시스템이 안전하고 윤리적으로 유지되도록 보장하는 가드레일 역할을 한다.

이와 함께 2025년은 글로벌 AI 헤게모니 경쟁이 가열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AI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AI반도체 공급망의 불확실성도 커질 전망이다. 미국의 대중 기술제재와 이에 대응한 중국의 소재 수출통제로 공급망 시장의 블록화가 예상된다. '칩4'(반도체 4개국·미국, 한국, 일본, 대만)와 같은 협력 네트워크 내에서도 기술 주도권과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우리의 경우 협력과 경쟁의 균형 유지가 요구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025 CES'에서 밝혔던 것처럼 로봇도 본격적으로 AI화하게 된다. 사람 대신 정밀한 작업을 수행하는 범용 AI로봇은 특정 작업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작업을 수행, 산업재해를 크게 줄이고 생산성을 극대화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인간과 로봇 간 의사소통 기술이 필수적이다.

AI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과 융합해 제조업 혁신의 새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 이를 가상 화면에 반영해 동일하게 구현하는 기술이다. 현대건설 도요타 GE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디지털 트윈을 생산 최적화 및 리스크 감축 등에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AI를 적용해 생산공정을 최적화하며, 예측 분석을 통해 자원낭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것이다.

AI는 모빌리티 분야로 확산된다. 자율주행 택시·버스처럼 AI 주도형 자율주행이 일상속으로 들어오며 생활이 더욱 편리해질 것이다. 이를 위해선 자율주행 차량 사고시 제조사, 소프트웨어 개발자, 차량 소유자 간 법적 책임소재 문제, 긴급상황에서 AI가 내리는 윤리적 판단에 대한 사회적 합의 등이 선행돼야 한다.

또 AI는 감정 노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AI챗봇을 도입, 반복적이고 단순한 문의에 대한 자동화를 통해 상담원의 부담을 줄이고, 고객 응대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AI챗봇은 FAQ(질의응답) 자동화, 주문처리, 상담내역 문서화, 피드백 및 설문조사, 예약 자동화, 다국어 지원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AI는 디지털 창작도구를 확산시켜 예술·창작 분야에서 '디지털 창작의 르네상스'를 여는 한편으로 딥페이크의 위협을 증대시킬 것이다. 이와 함께 기기 자체에서 AI 기능을 실행하는 온다바이스 AI는 데이터를 중앙 서버가 아닌 가까운 곳에서 처리하는 엣지 컴퓨팅과 결합해 네트워크 연결 없이 AI를 사용가능하게 한다. 이밖에 올해는 통신 분야에서 5G의 한계를 보완, 초고속과 초저지연 기능을 강화한 포스트 5G서비스가 시작되면서 AI 서비스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강현철 논설실장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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