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상왕” 비판에 이준석 “울면서 비례 요구”…폭로전 예고

개혁신당 내홍 격화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와 당의 ‘대주주’를 자처하는 이준석 의원이 정면 충돌하며 원내 3석을 가진 미니 정당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허 대표가 “당대표는 이준석 의원의 부하가 아니다. ‘상왕 정치’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직격하자, 이 의원은 “사실관계와 맞지 않는 내용” “망상을 버리라”며 맹비난했다. 앞서 이 의원은 허 대표 해임을 위한 당원소환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허 대표는 1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신당 사태의 본질은 제가 이 의원의 상왕 정치에 순응하지 않고 사무총장 임면권을 행사하려 했기에 벌어진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허 대표는 지난달 16일 이 의원 측근인 김철근 사무총장이 ‘당대표에게 보고하지 않고 사무총장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을 시도했다’며 경질했다. 이를 두고 이 의원과 천하람 원내대표 등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 대표는 “이 의원은 김 사무총장을 통해 당 운영 전반에 대해 상왕 정치를 하려 했다. 김 사무총장은 대표 권한을 무시하고 월권 하기 일쑤였다”고 했다. 이어 “이 의원과 가까운 지도부는 험한 분위기를 만들며 저에게 (사퇴하라는) 부당한 압박을 했다. 사무총장 임면권은 대표의 고유 권한이다. 그러나 김 사무총장 해임 이후 이 의원은 저에 대한 좌표 찍기를 했고, 저를 도와주던 당직자는 회유와 압박에 시달려야 했다”고 주장했다. 허 대표는 “지금 이 사태는 권력 다툼이 아니다. 이 의원의 상왕 정치에 대한 과도한 집착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딱 한 사람만 민주적 의사 결정을 존중하면 모든 문제는 다 해결된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의원은 이날 허 대표의 발언이 나올 때마다 잇달아 페이스북에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이 의원은 “(22대 총선) 선거 뛰느라 바빠 죽겠는데 누군가가 비례 달라고 선거 중에 찾아와 울면서 난리 쳤다” “사실관계와 맞지 않거나 자신에게 유리하게 비튼 내용을 아무리 말해봤자 주변의 조소만 누적될 것”이라고 했다.

허 대표는 ‘비례대표 요구’에 대해 “사람의 기억이 참 다르다고 느낀다”며 부인했으나, 이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거짓으로 답한다”고 반박하는 등 폭로전을 예고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