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주저하는 건설사… 올 민간 분양 아파트 16만가구 ‘역대 최소’

박지윤 기자 2025. 1.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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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건설사들이 공급하는 민간 아파트는 16만가구 미만으로, 연간 기준 역대 최소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부동산R114가 집계한 '2025년 민영아파트 분양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4일 기준으로 올해 국내 25개 주요 시공사의 민간아파트 분양 물량(임대 포함)을 전수조사한 결과 전국 158개 사업장에서 총 14만613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올해 10대 건설사의 분양계획 물량은 10만7612가구로, 지난해(15만5892가구)의 69%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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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곳 15만7000가구 분양 예정… 전년 比 29%↓
건설업계, PF 시장 위축과 공사비 급등에 신규 사업 망설여
2027년부터 전월세‧매매 시장 불안정해질 듯

올해 건설사들이 공급하는 민간 아파트는 16만가구 미만으로, 연간 기준 역대 최소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사들이 고금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공사비 급등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를 맞아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픽=정서희

12일 부동산R114가 집계한 ‘2025년 민영아파트 분양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4일 기준으로 올해 국내 25개 주요 시공사의 민간아파트 분양 물량(임대 포함)을 전수조사한 결과 전국 158개 사업장에서 총 14만613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조사 대상에 들어가지 않은 GS건설·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 물량 1만1000가구를 추가해도 15만7000여가구에 그친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후 역대 최소 물량이다. 앞서 분양 물량이 가장 적었던 시기는 2017년으로 17만2670가구 분양이 이뤄졌다. 올해 분양 예정 물량은 지난해 실제 분양 물량(22만2173가구)에 비해 약 29% 줄었다. 또 2016년 이후 연평균 물량(26만8601가구)의 절반에 불과하다.

올해 아직 분양 시점을 특정하지 못한 물량도 30% 이상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계획 물량 가운데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비중은 33%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 전체 물량의 59%(8만5840가구)가 집중돼 있다. 2021년 40%, 2022년 43%, 2023년 56%, 지난해 57%에 이어 올해도 비중이 커졌다. 경기에서 5만550가구, 서울에 2만1719가구, 인천에는 1만3571가구가 분양될 전망이다. 지방에서는 6만29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부산이 1만8007가구로 가장 많았고, 충남이 1만3496가구, 경남이 6611가구로 뒤를 이었다.

지난 2024년 11월 14일 대전 서구 도마동 아파트 공사 현장. /뉴스1

올해 시공능력평가액 상위 10대 건설사의 분양 물량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0대 건설사의 분양계획 물량은 10만7612가구로, 지난해(15만5892가구)의 69% 수준이다. 자체 사업(도급포함)은 53%(7만7157가구), 정비사업(리모델링 포함)은 47%(6만8973가구)로 조사됐다.

올해 건설사들의 공급이 위축된 이유로는 고금리 기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 원자잿값 인상과 함께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확산으로 부동산 시장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올해로 넘어가면 부동산 시장이 좋아질 것이라고 보고 고금리와 PF 시장 위축으로 상황이 어려워도 조금만 버티면 될 거라고 봤다”면서도 “지난해 하반기 탄핵 정국이 펼쳐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는 데 1년은 족히 걸릴 것으로 보여 섣불리 공급을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도 몇 년 동안 공사비 단가가 올라 손해를 보더라도 버텨왔지만 이제는 재무 여력이 많이 줄어 발주처에서 공사비를 90% 이상 확보해주지 않으면 공사에 착수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분양이 이뤄진 실적은 당초 계획 물량보다 줄어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 분양 물량은 더 적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나타난 공급 감소가 2~3년 뒤 입주 물량 감소로 이어지면 부동산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공급 감소는 2027~2028년 임대차 시장의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분양 물량은 곧 2∼3년 이후 입주 물량인데 분양 감소로 입주 물량이 줄면서 주택 시장에 충격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며 “먼저 전월세 시장이 불안해질 것이고 이어 매매 시장도 자극을 받아 가격이 상승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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