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북한군 2명 생포해 심문 중”… 붕대 감고 구금된 모습 공개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전투 중 부상당한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고 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발표했다. 이들은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후송되어 심문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건강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북한군을 포로로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우리 군이 쿠르스크 지역에서 부상당한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은 부상을 입었지만 살아남아 현재 키이우로 옮겨졌고,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심문 중이다”며 두 사람의 모습과 이들이 구금된 것으로 보이는 시설, 러시아 당국이 만든 신분증 등의 사진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이들 두 명의 포로는 키이우의 한 수용 시설에서 따로 독방 생활을 하고 있다. 한 명은 턱 부분에, 다른 한 명은 양손에 부상을 입었고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중 한 병사의 신분증에는 “러시아 투바 공화국 투란에서 1998년 출생”이라고 되어 있다. 투바 공화국은 몽골 서북쪽에 위치한 러시아 연방의 자치 공화국이다. 인구의 약 80%가 몽골계로 한국인과 외모가 비슷한 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다른 포로들과 마찬가지로 이 두 명의 북한군 병사들도 필요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북한군 생포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러시아가 북한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참전 증거를 노출하지 않기 위해 (부상자를 사살하는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왔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SBU에 기자들이 생포한 북한군을 만날 수 있게 하라고 지시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 세계가 진실을 알아야 한다”고도 했다.
우크라이나 특수작전부대(SOF)도 이날 “제84 전술그룹 대원들이 쿠르스크에서 북한군을 생포했으며 전투지역을 빠져나와 북한군 포로에게 응급처치를 시행했다”며 생포 과정과 북한군 포로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 26일에도 쿠르스크에서 부상한 북한군 1명을 생포했다며 사진까지 공개했으나, 이 병사는 부상 악화로 하루 만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후에도 북한군 몇 명을 사로 잡았으나 부상이 심각해 모두 사망했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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