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생명 보호” vs “동네 골칫거리”… 길냥이를 어찌할꼬 [S 스토리-길고양이 100만마리 시대… 관리 놓고 갈등 확산]
‘길고양이집 철거’ 놓고 법적분쟁
“쓰레기 파헤쳐 악취… 차량도 파손”
일부 주민 캣맘 돌봄 민원 제기
혐오로 학대… 처벌은 가벼워 논란
지자체 양측 민원 사이 고심
급식소 설치 등 관리대책 내놔도
“동네 미관 훼손” 반대 목소리 커
일각 “중성화수술로 개체 줄여야”
마리당 19만원 “예산낭비” 반론도
길고양이 100만마리 시대다. 길고양이 개체 수가 많아진 만큼 주민 반응도 크게 엇갈린다. ‘공생의 존재’로 보호해야 한다는 측과 소음과 도시미관 저해 등의 문제로 ‘골칫거리’로 바라보는 측이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며 보살피는 이른바 ‘캣맘’, ‘캣대디’가 있는가 하면 길고양이를 잔혹하게 학대하는 사건은 하루가 멀다고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길고양이 관리 주체인 지방자치단체는 잇따르는 민원에 저마다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길고양이에 관해 수용이냐 방목이냐를 둘러싼 갑론을박은 ‘현재진행형’이다.

길고양이 갈등은 결국 사람 간의 고소전으로 번지고 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울산 동구 한 아파트 관리소장은 캣맘에게 재물손괴죄로 고소를 당했다. 자신이 설치한 고양이 집을 철거했다는 이유에서다. 울산 남구의 아파트에서는 관리소장이 캣맘이 화단에 숨겨 놓은 밥그릇을 처분해 사과를 강요받았다. 관리소장은 “민원이 들어와 철거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캣맘이 재물손괴죄로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결국 사과했다.
길고양이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도 나뉜다. 보호 입장은 “생명은 소중하기 때문에 보살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은다. 경북 안동의 김미희(42)씨는 “길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고작 3년이고 최근 3년간 로드킬로 죽은 수는 7만마리가 넘는다”면서 “길고양이가 도시에서 찾은 먹이와 물은 몸에 좋을 리 없고 음식물 쓰레기와 오폐수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직장인 최모(30대)씨도 “길고양이도 처음부터 길고양이가 된 것은 아닐 것”이라며 “우리가 길고양이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길고양이는 법적으로 유기동물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구조·보호조치 대상이 아니다. 사람에 의해 길러져 온 개와 달리 영역동물로 일정 서식지에서 오랜 세월 자생해 온 동물이기 때문이다. 먹이를 주는 행위도 불법이 아니어서 제지할 방법이 없다. 현행법상 길고양이에 대한 관리나 처분은 지자체 소관이다. 따라서 지자체는 길고양이와 관련한 민원을 줄일 자구책 마련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그러자 농림축산식품부는 2023년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길고양이 돌봄 지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길고양이 돌봄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은 올바른 길고양이 사료 급여 방법이다. 자동차 밑과 주차장, 어린이 놀이터 등 밥자리로 적절하지 않은 장소를 안내했다.
◆중성화수술 효과 놓고 갑론을박

한국동물보호연합 관계자는 “길고양이를 포획해 중성화하고 방사하는 게 인도적으로 길고양이 개체 수를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영역별로 개체 수를 파악하고 그 주변 환경까지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길고양이는 폭염과 혹한에 시달리며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는 데다 전국적으로 학대 범죄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면서 “길고양이 혐오를 넘어 이해가 동반되는 성숙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안동·춘천·인천=배소영·배상철·강승훈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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