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4경기 연속 풀세트, 더욱 치열해진 후반기 경쟁

양형석 2025. 1. 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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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GS칼텍스 연승 도전 무산... 경기 결과 예측할 수 없는 흥미로운 시즌 전개

[양형석 기자]

2경기 연속 상위권 팀을 잡으려 했던 GS칼텍스의 연승 도전이 무산됐다.

이영택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 KIXX는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23-25,27-25,22-25,25-20,12-15)으로 패했다.

지난 7일 후반기 첫 경기에서 선두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를 잡고 14연패에서 탈출했던 GS칼텍스는 이날 아쉽게 연승이 무산되면서 승점 1점을 적립한 것에 만족했다(2승18패).

GS칼텍스는 외국인 선수 지젤 실바가 서브득점 4개와 블로킹2개를 포함해 54.43%의 성공률로 49득점을 폭발했지만, 나머지 국내 공격수 4명이 나란히 7득점에 그치면서 에이스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했다.

지난 7일 시작한 V리그 후반기는 10일까지 총 4경기를 치렀는데 여기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4경기 모두 5세트까지 가면서 배구팬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흥미로운 접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반부를 덮쳤던 여자부의 성적 양극화
 실바는 4라운드 2경기에서 55.83%의 공격 성공률로 무려 100득점을 기록했다.
ⓒ 한국배구연맹
프로 스포츠를 운영하는 연맹이나 협회에서는 리그에 참가하는 구단들의 전력이 고르게 분포되기를 기대한다. KBO리그가 작년 역대 최초로 천만 관중을 돌파할 수 있었던 비결도 시즌 내내 치열한 순위 경쟁이 이어지면서 각 구단의 팬들이 시즌 막판까지 가을야구를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매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 시즌 하위권 팀에 상위 지명권을 주는 이유도 전력 평준화를 위한 조치다.

V리그 여자부는 전반기 동안 14만6797명의 관중을 동원하며 남자부의 12만3255명보다 약 19% 많았다. 이는 지난 시즌보다 1.7% 증가한 수치로 전반기 최다 관중 경기 1~5위는 모두 흥국생명이 차지했다. 이번 시즌 전반기에도 '여제' 김연경의 흥국생명이 여자부의 인기를 주도했다는 뜻이다. 특히 흥국생명은 작년 11월 24일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의 홈경기에서 6014명의 많은 관중을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V리그 전반기는 양극화가 심했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선두 흥국생명이 전반기 막판 3연패에도 개막 14연승을 포함해 15승3패의 좋은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쳤고 현대건설도 전반기 내내 꾸준한 전력을 유지하면서 13승5패로 2위를 기록했다. 3위 정관장 역시 전반기에 열린 마지막 8경기를 모두 잡아내면서 12승6패로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을 꾸준히 추격하면서 '3강구도'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하위권 팀들의 성적은 아쉬움이 컸다. 5위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는 전반기에만 6승을 따내며 구단 역대 최다승과 최다승점 기록을 세웠지만 여전히 승리보다 패배가 2배나 많았다. FA시장에서 최대어 강소휘를 영입했던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역시 5승13패의 아쉬운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구단 역대 최다 연패에 해당하는 14연패를 포함해 전반기 1승17패를 기록했던 GS칼텍스는 말할 것도 없다.

실제로 상위 3개 팀이 전반기에 승점 118점을 따내는 동안 하위 3개 팀은 이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42점의 승점을 따내는데 그쳤다. 서로 물고 물리며 치열하게 순위 경쟁을 하는 여자배구 특유의 재미가 전반기에는 다소 부족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전반기에서 나타났던 극심한 양극화 현상은 후반기 시작과 함께 4연속 풀세트 경기가 이어지면서 매 경기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흥미로운 시즌이 전개되고 있다.

4경기 연속 예측 불가능한 풀세트 접전
 페퍼저축은행의 외국인 선수 테일러 프리카노는 9일 기업은행전에서 시즌 3번째 트리플크라운의 주인공이 됐다.
ⓒ 한국배구연맹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대이변은 후반기 첫 경기부터 나왔다. 전반기 최하위 GS칼텍스는 지난 7일 선두 흥국생명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하면서 14연패에서 탈출하는 감격을 누렸다. GS칼텍스의 실바가 51득점을 기록하는 '원맨쇼'를 펼쳤고 흥국생명의 새 외국인 선수 마르타 마테이코가 데뷔전에서 3득점으로 부진했지만 이날 GS칼텍스의 승리를 예상했던 배구팬은 거의 없었다.

8일에는 도로공사가 현대건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비록 결과는 두 세트를 따낸 후 세 세트를 내리 내준 도로공사의 '리버스 스윕패'였지만 도로공사는 1라운드에 이어 또 한 번 경기를 파이널 세트까지 몰고 가며 현대건설을 괴롭혔다. 이날 블로킹 3개를 포함해 16득점을 올렸지만 공격 성공률이 25%에 그쳤던 아시아쿼터 타나차 쑥솟의 경기력이 조금 더 좋았다면 2경기 연속 이변이 나왔을 수도 있었다.

9일에는 페퍼저축은행이 후반기 첫 경기부터 전반기의 6승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페퍼저축은행은 9일 IBK기업은행 알토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하며 구단 역대 최초로 승점 20점을 돌파했다. 특히 5세트에서는 12-14로 뒤지며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연속 4득점을 올리며 16-14로 역전에 성공하는 페퍼저축은행에게서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뒷심'을 발휘했다.

파죽의 8연승으로 전반기를 마쳤던 정관장은 10일 후반기 첫 경기에서 최하위 GS칼텍스를 상대로 혼쭐이 났다. 정관장은 10일 GS칼텍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메가왓티 퍼티위가 33득점을 올렸음에도 49득점을 퍼부은 실바가 고군분투한 GS칼텍스에게 고전하며 풀세트 접전 끝에 간신히 승리했다. 만약 GS칼텍스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조금 더 좋았다면 정관장의 9연승은 장담하기 힘들었다.

배구는 세 세트를 먼저 따면 승리를 하는 경기지만 V리그에서는 3-0과 3-1 승리에 승점 3점, 3-2 승리에 승점 2점, 2-3 패배에 승점 1점을 주고 있다. 따라서 치열한 순위경쟁을 하는 팀들에게 3-0, 3-1 승리와 풀세트 경기는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그 무게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미 봄 배구 진출이 힘들어진 하위권 팀들의 후반기 선전이 순위 경쟁과 무관하게 리그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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