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5km 밖서 본 수성의 북극…저 검은 바닥엔 ‘영원한 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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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일본의 합작 수성 탐사선 '베피콜롬보(BepiColombo)'가 지난 8일 수성을 6번째 근접비행하면서 찍은 사진이 공개됐다.
이번 비행은 2026년 우주선이 수성 궤도로 진입하기 전의 마지막 근접비행이다.
플라이바이(스윙바이)로 불리는 이 근접비행을 하는 목적은 수성 중력을 이용해 비행 속도를 줄여 수성 궤도 진입을 쉽게 하려는 것이다.
베피콜롬보의 수성 궤도 진입은 2026년 11월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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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선 베피콜롬보, 마지막 근접비행 마쳐
햇빛 가려진 영구음영지역에 물얼음 있는듯
유럽과 일본의 합작 수성 탐사선 '베피콜롬보(BepiColombo)'가 지난 8일 수성을 6번째 근접비행하면서 찍은 사진이 공개됐다. 이번 비행은 2026년 우주선이 수성 궤도로 진입하기 전의 마지막 근접비행이다.
유럽우주국은 이번 비행에서 우주선이 수성 북극 295km 상공까지 접근했다고 밝혔다. 플라이바이(스윙바이)로 불리는 이 근접비행을 하는 목적은 수성 중력을 이용해 비행 속도를 줄여 수성 궤도 진입을 쉽게 하려는 것이다.
공개된 사진은 수성에서 햇빛이 비치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을 구분해주는 종단선(terminator line)을 통과할 때 찍은 것이다. 어두운 얼음 충돌구와 햇빛이 비치는 평원이 함께 드러나 있다. 수성의 자전축은 거의 수직이어서 햇빛이 비치지 않는 쪽은 영구음영지역이다.
따라서 수성의 영구음영지역은 태양에서 가장 가까이 있음에도 태양계에서 가장 추운 곳에 속한다.
충돌과 용암이 만든 수성 표면
과학자들은 10여년 전 수성탐사선 메신저 관측을 통해, 영구음영지에 사해를 채울 만큼의 물얼음이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베피콜롬보의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는 수성 궤도에 진입한 뒤 물이 실제로 있는지, 있다면 얼마나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수성 북극 왼쪽에는 ‘보레알리스 플라니티아’(맨위 사진 왼쪽)라는 이름의 화산 평원지대가 있다. 이곳은 수성에서 가장 큰 평원으로 37억년 전 용암이 분출돼 형성된 곳이다. 표면에 난 주름 형태의 지형은 용암이 응고되면서 형성됐다. 행성 내부가 점차 식으면서 수축된 결과로 보인다.
또 다른 사진(위에서 두번째 사진)은 이 평원이 수성 표면 대부분에 걸쳐 뻗어 있음을 보여준다. 멘델스존 충돌구는 용암에 뒤덮여 바깥쪽 테두리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 안쪽의 테두리가 있는 작은 충돌구는 이것들이 그 이후에 만들어진 것임을 보여준다. 왼쪽 아래 칼로리스 분지는 수성에서 가장 큰 충돌구다. 너비가 1500km를 넘는다. 이 분지를 만든 충돌은 수천km에 걸쳐 흔적을 남겼다.
밝은 곳은 형성 연대가 젊은 지형
세번째 사진 위쪽 가장자리의 밝은 지역은 수성에서 가장 큰 화산 폭발로 형성된 ‘나타이어 파쿨라’(Nathair Facula)다. 중앙에 지름이 약 40km인 화산 분화구가 있다. 최소 3번의 큰 분출이 일어난 곳으로 추정한다. 화산 퇴적물의 직경은 최소 300km다. 왼쪽에는 비교적 최근에 생긴 폰테인(Fonteyn) 충돌구가 있다. 3억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한다.
베피콜롬보의 수성 궤도 진입은 2026년 11월로 예정돼 있다. 이후 2027년부터 본격적인 탐사 활동을 벌인다.
베피콜롬보는 유럽우주국의 ‘수성 행성 궤도선’(MPO)과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의 ‘수성 자기장 궤도선’(MMO)’으로 구성돼 있다. 수성 궤도에 진입하게 되면 두 탐사선은 분리돼 고도 480~1500km의 타원궤도를 돌며 각각 1년여 동안 독립적으로 수성을 탐사한다.
60% 이상이 철…어두운 행성
평균 5800만km 거리에서 태양을 공전하는 수성은 지구 지름의 약 3분의 1 크기로 달보다 약간 크다. 태양을 두번 공전하는 동안 세번 자전한다.
베피콜롬보의 기본 임무는 수성 표면을 촬영하고 자기장을 분석하는 것이다. 수성의 거대한 핵을 이루고 있는 철 성분도 분석한다. 수성은 전체의 64%가 철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표면이 매우 어두운 행성이다. 충돌구가 있는 표면의 밝기는 달의 3분의 2에 불과하다.
수성이 핵이 크고 지각이 얇은 행성이 된 것은 거대한 천체가 수성과 충돌하면서 맨틀 대부분을 날려버렸기 때문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수성은 태양계 행성 중 태양 중력의 영향을 가장 강하게 받는다. 공전 속도가 초속 47km로 지구보다 1.5배나 빠르다. 또 표면 온도가 낮에는 400도, 밤에는 영하 170도로 변화가 극심해 우주선이 수성 궤도에 안정적으로 진입하거나 착륙하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그동안 우주 탐사에서 후순위로 밀려나 있었다.
2018년 10월 지구를 출발한 베피콜롬보는 1970년대 미국의 매리너 10호, 2000년대 미국의 메신저에 이은 세번째 수성 탐사선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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