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게서 태어나지 않은 자
예수는 말씀하셨다. '너희가 여자가 낳지 아니한 자를 보거든 엎드려 경배하라. 왜냐하면 내면의 신성이 바로 너희 아버지임이라.‘(도마복음 15)
우리가 경배하여야 할 ‘여자가 낳지 아니한 자’(참나), 즉 ‘불임 여성의 자녀’(힌두교)는 우주가 생기기도 전에 존재한 내면의 신성이며, 불성이다(열반경). 예수의 정체성은 다윗의 자손으로 인류가 대망하는 유일한 구세주로서의 메시아가 아니다. 예수는 다윗이 ‘주’라고 하고, ‘아브라함이 나기 전부터 있었으며(요한복음 8:58),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된 진리이다(요한복음 1:3). 불교의 목적은 여자가 낳지 않은 불생불멸의 우주생명(불성) 즉, 부모의 몸을 빌려 태어나기 이전의 ‘나’(본래면목·本來面目)를 깨닫고 부처가 되는 것이다(성불).
우리는 물과 성령으로 거듭난 자(요한복음 3:5) 즉 하나의 신성(불성)을 깨달은 자를 보거든 경배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그가 바로 우주 만물의 근본임과 동시에 우리의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역사적 예수(부처)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도 여자의 몸을 통해 나지 않은 자이다. 내면의 신성(참나)을 깨달은 자에게 경배하는 것은 이원성의 불완전한 자아(거짓 나)가 ‘하나의 완전한 자아’(참나)가 되기 위한 수행의 과정이기도 하지만, '깨닫는 자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 자도 없다‘(로마서 3:11).
구원(천국)은 ‘주여 주여 하는 자가 아니라’(마태복음 7:21) 하나님의 뜻인 이분법적인 ‘자기 목숨’(거짓 나)을 제거하고, 내면의 신성(참나)을 찾는 자의 것이다. 예수는 아담 이후 타락한 인류의 죄에 대한 대속물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의 진리를 증언(마르튀레오)하는 것에 목숨을 바치기 위해서 이 세상에 오셨다(요한복음 18:37). 바로 우리의 신성(참나)이 본래 하나님과 하나이며, 우리가 이미 구원되어 있다는 진리를 가르치기 위함이다.
바울은 그리스도가 그를 통해서 역사하기에 ‘여자가 낳지 아니한 자’(참나), 즉 신성(그리스도)의 내재적 활동을 자각하고 있음을 고백하였다(골로새서 1:29). 신성의 생명은 우주의 근본으로 모든 것과 상보하는 유기적 관계를 가지며, 이러한 연기적 실재관은 양자역학의 주장과 동일하다. 불교에서는 불생불멸의 한 물건인 불성(신성)은 본래 밝고 신령한 것이기에 생겨난 적도 없으며, 죽을 수도 없다고 한다(선가귀감). 인도의 ‘바가바드 기타’에서도 '그(불성)는 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으며 온 적이 없으니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다‘고 한다.
우리는 '존재하는 것은 오직 신성(참나)뿐이다‘고 하는 ’하나의 진리‘를 망각하고 있다. 자신을 하나의 유한한 개인적 영혼(주체)으로 생각함으로써 마음이 만든 대상의 신을 창조자로 만들고, 이원성과 3요소(보는 자, 보는 행위, 보이는 대상)가 모두 외관상의 형태로 생겨난다. 자기가 대상과 다르다고 하는 무지가 불태워져서 분별심이 소멸될 때 여자가 낳지 아니한 내면의 둘이 아닌 신성(참나)을 찾게 되는 구원이 이루어진다.
예수는 내면의 신성(참나)이 나누어질 수 없는 불가분의 진리라는 것을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마태복음 19:6)고 하셨다. 또한 이원성의 에고가 소멸되고, 지금 여기에 있는 신성(참나)이 드러나는 기쁨을 '아이를 낳으면 세상에 사람(참나)난 기쁨으로 인하여 그 고통을 다시 기억하지 아니하느니라‘(요한복음 16:21)고 하셨다. 가상인 몸을 자기로 착각하여 하나의 진리(참나)를 믿지 않는 것이 죄이다(요한복음 8:24). 죄를 회개하는 거듭남(깨달음)이란 '찾아 내었으니...나와 함께 즐기자. 잃은 드라크마(참나)를 찾았다‘(누가복음 15:9)고 비유할 수 있다.
예수는 ‘네 죄사함을 받았느니라’(마가복음 2:5) 즉, ‘본래 죄는 없는 것이다’는 영원한 생명(신성)의 말씀으로 중풍병자를 고치셨다. 반야심경에서는 ‘있는 그대로 아무 문제가 없는 생명(불성)이지만 분별 망상의 이원성이 죄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우리의 정체성은 본래 그리스도와 같은 본질로서, 영원한 하나님의 성령(신성)이 우리 안에 계시며(고린도전서 3:16), 모든 중생의 내면에는 영원한 불성이 있다(열반경). 그러므로 신성한 우리는 원죄의 고정된 나쁜 교리로 인한 죄인이 될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우주에는 하나의 생명(신성) 외는 아무것도 없다. 개별적인 생명의 차원에서는 길함과 흉함, 옳고 그름, 쾌락과 고통 등의 이원적 분별의 허상이 있지만, 보편적인 생명(신성)의 차원에서는 비이원적 무분별의 실상뿐이다(제법실상). 누그든지 분별 시비하는 자기 목숨(에고)을 버리고, 여자가 낳지 아니한 하나의 신성(참나)을 깨닫게 될 때 경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참된 자유와 평안의 천국을 맛보면서 생사(生死), 선악(善惡)을 포함한 모든 이원성을 해결하며, 어느 때나 좋은 날이 되는 영원히 행복된 삶을 누린다(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이와 같이 모든 성자들은 분별하는 제 목숨(에고)을 버리고, 1인칭의 진정한 신성(참나)을 찾게 됨으로서 결국 둘이 아닌 진리를 깨달았다.
구자만(개신교장로·신학박사·신흥지앤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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