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선거도 아니고'… '대혼돈'에 빠진 축협회장 선거[초점]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마치 동네 선거를 보는 것 같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혼돈 속에 빠졌다. 선거 일자가 두 번이나 연기되면서 언제 차기 회장이 선출될지 모르는 상황에 직면했다.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는 10일 "이날 오후 선거운영위원회 전원이 사퇴의사를 밝힘에 따라 9일 공지한 선거일정(12일 추첨, 23일 선거 등)은 취소됐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후 대한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전원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선거 기간 동안 여러 차례 근거없는 비난과 항의가 제기됐다. 특히 법원의 결정 취지를 존중하면서 선거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후보자 측에 대한 의견수렴 노력에도 불구하고, 악의적인 비방만 지속됐다"며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하며, 위원회가 정상적으로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심사숙고 끝에 위원 전원의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축구협회장 선거는 그야말로 혼란의 연속이다. 맨 처음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일은 지난 8일이었다. 그러나 허정무 후보가 법원에 낸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이 지난 7일 인용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법원은 당시 "선거의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해 선거 절차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만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며 선거인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지적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후 오는 23일 다시 회장선거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허정무 후보와 신문선 후보는 입을 모아 이에 반대했다. 허 후보와 신 후보는 새 일정에 찬성한 적이 없다면서 축구협회의 일방적인 통보에 반발했다. 그러면서 축구협회가 정 회장을 감싸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이날 23일 선거까지 취소되면서 모든 것이 백지화됐다. 

정몽규. ⓒ연합뉴스

여기에 정몽규 후보의 후보자 등록 취소 가능성도 있다. 신문선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축구협회는 정 회장의 자격정지 중징계 조치를 1개월 이내인 오는 2월2일까지 의결한 뒤 문체부에 보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향후 선거 일정과 징계 결과에 따라 정 후보가 낙마하고 신문선과 허정무 2파전 양상으로 축협회장 선거가 진행될 수도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선거운영위원회의 재구성 문제를 포함해 추후 회장 선거 진행의 전반적인 관련 사항을 논의하여 다음주 중 다시 공지하겠다"고 설명했다. 과연 역대급 혼란에 빠진 이번 선거가 어떤 식으로 마무리될까.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simtong96@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