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 입단' 김혜성, 뛰기만 하면 대박인데 [스한 위클리]

이재호 기자 2025. 1.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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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키움 히어로즈 2루수 김혜성(26)이 메이저리그 명문 LA 다저스에 입단했다. 2024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주장을 역임한 김혜성은 2024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지만 그렇다고 '명문이자 최강팀' 다저스행을 예상한 이는 없었다. 그야말로 깜짝 이적.

김혜성은 과연 다저스에서 뛸 수 있을까. 다저스 1군 로스터에 들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한다면 김혜성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많은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우승반지를 낄 선수가 될지도 모른다.

2024 LA다저스 월드시리즈 우승 퍼레이드. ⓒAFPBBNews = News1

▶3년 1250만달러, 5년 2200만달러 계약의 의미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는 김혜성을 보장 3년 1250만달러(약 182억원), 3년 후 2년 팀옵션까지 포함하면 5년 2200만달러(약 321억원)에 계약했다. 한달간 치러지는 포스팅 이적 마감시한을 4시간여 앞둔 계약이었다.

세부 계약을 살펴보면 즉시 받는 계약금은 100만달러다. 2025시즌 연봉은 250만달러다. 2026년과 2027년은 각 375만달러씩이다. 김혜성은 3년 계약 후 두 가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FA로 보내면 김혜성은 150만달러를 받을 수 있고, 다저스가 마음에 들어 팀옵션 2년을 실행하면 바이아웃 150만달러 대신 연간 500만달러씩 2년 1000만달러 계약이 실행된다. 특히 2026년부터 500타석 이상 들어서면 매년 50만달러씩 추가 인센티브가 있다. 결국 최소 3년 1250만달러의 계약에 인센티브 포함 5년 2200만달러가 될 수 있는 계약이다.

올 시즌 250만달러의 연봉은 다저스 팀내 20위. 메이저리그 평균 연봉이 500만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결코 많은 금액은 아니다. 메이저리그는 어느 곳보다도 '연봉이 곧 출전기회'를 의미한다. 그렇기에 김혜성이 출전 기회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김혜성의 계약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 3년 1250만달러의 계약이라 할지라도 키움에서 지불하는 이적료 개념인 250만달러를 추가해서 생각하면 사실상 김혜성은 연간 500만달러의 선수다. 또한 이미 메이저리그 최고 팀연봉 상한선을 넘어 벌금 개념인 사치세를 내고 있는 다저스는 김혜성 영입으로 사치세를 추가로 내야한다. 그 금액까지 감안했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 다저스는 사실상 김혜성에게 800만달러를 주는 거나 다름없다. 결코 다저스에게 김혜성이 저렴한 선수가 아니라는 의미다.

ⓒLA다저스

▶경쟁자 럭스의 이적, 김혜성에게 호재

팀내 연봉 순위도 순위지만 실질적으로 포지션 경쟁자가 어떠냐에 따라 선수의 출전시간은 정해질 수밖에 없다. 원래 다저스는 2025시즌을 유격수 무키 베츠, 2루수 개빈 럭스로 갈 것으로 예상됐다. 럭스는 2020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유망주 랭킹 전체 2위에 오를 정도로 엄청난 주목을 받았던 선수. 다저스도 기대감이 커 계속 주전 기회를 부여하려했고 주전 유격수로 여기기도 했다.

하지만 성장세가 탐탁지 않았고 김혜성 영입이 확정되자 럭스는 3일 만에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됐다. 김혜성 입장에서는 가장 큰 포지션 경쟁자였던 럭스가 이적하면서 호재를 누리게 된 것.

그렇다고 주전 확정은 아니다. 다저스에는 올 시즌 연봉 1300만달러나 되는 크리스 테일러가 있고, 또 다른 2루 백업인 미겔 로하스도 있다. 테일러는 내외야 모두 소화가능한 자원이며 로하스는 전문 내야 요원. 모두 34세가 넘은 베테랑들로 경험도 많아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뿐만 아니라 WBC 한국 대표팀으로 뛴 토미 에드먼도 주전 중견수로 낙점됐지만 팀상황에 따라 2루수로 뛸 수 있다. 다저스 유망주 랭킹 3위인 알렉스 프리랜드 등 유망주 역시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24 월드시리즈 우승팀이자 2025시즌 역시 우승 후보 1순위로 워낙 전력이 강한 팀인 다저스가 이정도 두터운 선수층을 가진 건 당연하다. 그나마 가장 큰 경쟁자였던 럭스가 트레이드된 것에 한숨 돌린 것은 긍정적이다.

 MLB.com

▶결국 스프링캠프가 중요… 도쿄 개막시리즈 설까

다저스의 브랜든 곰스 단장은 "김혜성은 더블 플러스 주루능력에 정말 좋은 수비수다. 그리고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을 갖췄고 타격 능력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혜성은 역동적인 운동 능력에 폭발성을 갖춘 눈에 띄는 선수"라며 영입 이유를 설명했다.

일단 김혜성은 2월 중순부터 시작하는 스프링캠프에서 다저스 단장이 말한 주루, 수비, 다재다능함, 그리고 운동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타격까지 잘하면 좋겠지만 일단 그가 가진 능력들이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수준임을 증명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김혜성은 KBO리그에서 211도루나 하며 도루 성공률 85%를 기록했다. 또한 유격수와 2루수 모두에서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즉 대주자, 대수비로써 활용가치가 있다는 걸 보여준다면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 진입에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마이너리그가 아닌 메이저리그에 있어야 경기도 나가고 기회도 받으며 주전을 노릴 수 있다. 키움에서 메이저리그로 넘어가 성공한 강정호, 김하성 역시 1년차에는 대수비, 대타 등으로 조금씩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다 2년차부터 주전으로 거듭나 성공가도를 달린 바 있다. 좋은 선례가 있다면 따라가야 한다.

다저스는 3월19일 일본 도쿄에서 시카고 컵스와 도쿄 개막시리즈를 가진다. 야구 국제화의 일환으로 지난해 서울, 올해는 도쿄에서 열리는데 김혜성이 과연 도쿄돔에서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할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최강팀 다저스에서 뛸 수만 있다면 세계적 선수와 호흡, 우승반지 등 최고 야구선수의 삶을 누릴 수 있다. '뛰기만 하면 대박'이지만 일단 뛰기 위해 메이저리그에 생존하는 게 우선과제인 김혜성이다.

ⓒ스포츠코리아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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