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아 림레이크 남부 "일관된 서사와 탄탄한 연출의 힘"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에 새로 열린 대륙 림레이크 남부 스토리는 '기본에 충실한 맛'이었다.
림레이크 남부 퀘스트는 쿠르잔에 결계를 세운 후 연합군이 실종된 샨디와 진저웨일을 수색하면서 시작된다. 진저웨일의 영웅건이 발견된 람파르 분지에서 그들을 수색하던 웨이와 자크라, 모험가는 샨디의 환영막을 발견한다. 환영막 안에서 발견된 것은 주인 잃은 진멸과 폭주한 환영술의 흔적이었다.
자크라는 이를 보고 샨디가 자신의 환영 공간 '다라나'에 잡아 먹혔으며 진저웨일도 이에 휘말렸으리라 추측했다. 그녀는 샨디가 현재 스스로의 힘으로는 나올 수 없는 상태이며, 림레이크에 있는 '칸의 열쇠'를 이용하면 그들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림레이크 남부 스토리는 '실종된 샨디와 진저웨일 수색'과 '림레이크에 발생한 이변 해결하기' 투 트랙으로 나뉘지만, 사실상 전자에 집중하며 후자를 자연스레 풀어가는 흐름이다.
샨디의 상황을 환영술로 알아보기 위해 모험가는 림레이크의 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며 그의 추억이 깃든 물건을 찾는다. 이 과정에서 젊을 때 진멸을 받고 자신만만한 샨디의 모습, 날 이길 환영술사를 만났을 때 담가 놓은 배꽃주를 마시겠다는 그의 여유, 강대한 위협 카제로스를 마주치고 무력감과 고뇌에 빠진 모습이 드러났다.
샨디의 다라나를 찾고 그를 구해내기 위해 모험가와 자크라의 제자인 신입 장로 란게가 환영 미로 칸으로 진입했다. 환영 미로 칸은 수많은 요즈의 다라나가 얽혀 있는 공간으로, 현재 모종의 이유로 불안정해진 상태다. 란게가 환영 미로 칸을 유지하는 동안 모험가는 샨디의 다라나에 뛰어든다.
이 과정에서 림레이크에 닥친 이변을 다루며 세계관도 자연스럽게 풀어나간다. 림레이크는 경계의 틈이 마구잡이로 열리고 요괴들이 튀어 나오는 등 위험에 처한 상태다. 웨이와 모험가는 림레이크와 애니츠에 등장한 요괴, 심연의 존재가 서로 닮았고, 카제로스의 부활 이전부터 아크라시아가 심연과 연결돼 있었던 것이 아니냐 추측했다.


로스트아크가 다소 뻔한 스토리를 다루더라도 연출과 감정 묘사로 강한 몰입감을 주는 편인데, 이번 림레이크 남부 스토리에서 그 강점이 더욱 두드러졌다. 칸의 환영 미로에서 상하좌우가 흔들리고 위치가 겹치는 듯한 혼란스러운 연출도 좋았고, 특히 샨디의 다라나로 진입했을 때가 인상적이었다.
내용 자체는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 진저웨일을 아닌 척 매우 아꼈으며, 쿠르잔 북부에서 그를 잃고 나서 피눈물을 흘리며 복수를 다짐하는 샨디의 모습을 떠올린다면 샨디의 다라나에서 가장 소중한 기억과 플레이어가 어떤 모습을 마주하게 될지 자연스레 알 수 있다.
샨디와 진저웨일의 첫 만남, 환죽도에서 쌓아 올린 사제 혹은 부자지간에 가까운 정, 끊임없이 진저웨일의 추억을 회상하며 피눈물을 흘리는 그의 모습 등 훌륭한 연출에 힘입어 모험가 역시 그의 지독한 상실감과 후회에 몰입해 공감하고 안타깝게 여기게 된다.
컷신에서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거나, 침묵하는 순간이 길어지거나, 미세하게 표정이 변화하는 등 비언어적 표현을 적극 활용했다. 엔진의 한계가 있다보니 그래픽이 다소 아쉬운 순간은 있었지만 지난 메인 퀘스트보다 그들의 감정선이 잘 전달됐다.


많은 이들이 예상했듯 진저웨일은 사망했고, 샨디는 다라나에서 벗어나 요즈족의 네 장로로서 열릴 뻔한 나르가의 문을 봉인했으며, 모험가는 그를 도와 림레이크 대륙에 닥쳐온 위기를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림레이크에서 폐쇄적인 삶을 살던 요즈족 역시 아크라시아의 위기를 앞두고 연합군에 합류한다.
이후의 스토리에 대한 떡밥도 놓치지 않았다. 샨디가 정신을 놓은 동안 증발한 진저웨일의 시체와 쿠크세이튼의 "모든 악마를 다 죽여야 하잖아"라는 대사를 보면 진저웨일이 어떤 식으로든 재등장할 가능성이 생겼다.
그리고 쿠크세이튼은 "카제로스의 죽음을 바라는 그림자들이 있다"며 자신이 악마가 아니고, 자신과 함께 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지고의 섬 엘리자베트가 '고귀한 자'라고 불렀던 태초부터 존재했던 자들과 관련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후의 적인 카제로스는 현재 쿠르잔에서 자신의 성채를 세우고 있고, 모험가가 심연에서 돌려 놓은 죽음에 대처하기 위해 육체를 재구성 중이다. 곧 업데이트될 3막에 이어 카제로스와의 대면하는 종막이 생각보다 빠르게 등장한 것도 재구성 타임어택 때문으로 예상된다.
모험가의 새로운 동료 란게의 톡톡 튀는 귀여운 모습은 매력적이었으며, 에스더 샨디에 집중한 서사는 산으로 가지 않고 일관적인 방향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쿠르잔 남부 스토리가 여러 인물과 서사가 등장하며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결과물을 낳았다면, 림레이크 남부 스토리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짜임새 있는 모습이었다. 림레이크 북부 스토리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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