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훼손에 뿔난 건축가들 "징벌적 벌금 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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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네스코 문화유산 중 하나인 병산서원에서 한 드라마 촬영팀이 촬영 소품을 고정하기 위해 '못질'을 한 사건을 두고 건축가들이 재발 방지를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윤지희라 홍익대 교수는 "병산서원 뿐 아니라 석조 문화재에 접착제를 붙이는 경우도 있었다. 석조 건물도 훼손에 취약한데 (문화재 보존에 대한) 인식이 약한 것 같다"며 "근대유산의 경우 역사가 짧고 재질이 튼튼해서 문제의식이 더 없는 경우가 있다. 문화재 표면에 무엇을 붙이거나 부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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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들 "문화유산은 대체불가한 건물"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최근 유네스코 문화유산 중 하나인 병산서원에서 한 드라마 촬영팀이 촬영 소품을 고정하기 위해 ‘못질’을 한 사건을 두고 건축가들이 재발 방지를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 토론회에는 최근 병산서원 훼손 문제를 제기한 민서홍 서울건축포럼 이사와 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 윤지희라 홍익대학교 교수, 함인선 한양대학교 특임교수, 박성준 서울특별시건축사회 회장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전통 건축 전문가인 김봉렬 교수는 “서원은 조선을 대표하는 건축물이지만 현재 남은 서원은 12개 가량 뿐”이라며 “불교 사상이 담긴 건축물과 다르게 병산서원은 성리학적 정신을 근간으로 만든 건축물”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병산서원의 핵심은 만대루다. 만대루는 병풍산이라는 자연과 그 아래 흐르는 낙동강을 7칸의 병풍처럼 담은 일종의 프레임”이라며 “엄연히 따지면 만대루에 등을 다는 행위 자체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또 “문화유산은 대체 불가한, 재생산이 안 되는 건물”며 “드라마 촬영을 위해 세트장을 만들거나 컴퓨터 그래픽(CG)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인데 (드라마 제작사가) 제작비 아끼려고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하게 있다”고 지적했다.
윤지희라 홍익대 교수는 “병산서원 뿐 아니라 석조 문화재에 접착제를 붙이는 경우도 있었다. 석조 건물도 훼손에 취약한데 (문화재 보존에 대한) 인식이 약한 것 같다”며 “근대유산의 경우 역사가 짧고 재질이 튼튼해서 문제의식이 더 없는 경우가 있다. 문화재 표면에 무엇을 붙이거나 부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문화유산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는 완전히 활용을 안 할 수는 없다”고 짚었다.
함인선 교수는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라며 “제도가 제대로 작동해야 하지만 현장에서 스탭이 훼손하면 아무런 교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못 박는 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소위 ‘방송 마인드’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징벌적 벌금을 매겨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회장은 “이번 사건은 문화유산을 단순히 세트장으로 본 사례로 상당히 유감스럽다”며 “글로벌 홍보의 관점에서는 문화유산을 사용해야 한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지만, 문화유산의 가치를 고려해 무조건적인 허가를 내줘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했다.
앞서 KBS 드라마 촬영팀은 지난달 30일 병산서원 만대루 기둥 상단에 소품을 설치하기 위해 못질을 해 문화재를 훼손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병산서원은 우리나라 서원 중 가장 아름답기로 꼽히는 서원 중 하나로, 사적 제 26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문화재다. 당시 드라마팀은 문화재 훼손 문제를 지적하는 민 이사에 “안동시 허락을 받았다”며 적반하장으로 화를 내 논란이 됐다.
김혜선 (hyese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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