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정국인데, 野에 등 돌리는 민심…왜?

변문우 기자 2025. 1. 1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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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지지율 격차, 갤럽‧리얼미터‧NBS 여론조사서 ‘계엄 이전’으로 회귀
위기서 한숨 돌린 與…“反이재명 결집” “국정 혼란 가중시킨 野에 실망”
野 “김문수 보수 대권 1등? 강성층 과집표”…‘타개 전략 필요’ 목소리도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1월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국정당추진특별위원회 출범식 및 협력의원단 발대식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아닌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오히려 추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각종 여론조사 결과 나타나고 있다. 여권은 이 같은 배경에 대해 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핵심 정부 요직을 '줄 탄핵'하면서 국정 혼란을 키웠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반면 야권에선 8년 만의 탄핵 위기에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과표집'된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단 주장도 나온다.

한국갤럽이 10일 발표한 정당 지지도 조사(7∼9일 전국 유권자 1004명 대상,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결과 국민의힘은 34%, 더불어민주당은 36%를 기록했다. 양당의 격차는 불과 2%p에 불과했다. 직전 조사와 비교하면 국민의힘은 10%p 오른 반면 민주당은 12%p 떨어졌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공동 진행한 NBS 전국지표조사(6~8일 전국 유권자 1000명 대상,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에서도 국민의힘은 32%, 민주당은 36%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보다 6%p 상승했고, 민주당은 3%p 내려갔다.

리얼미터 정당 지지도 조사(2~3일 전국 유권자 1001명 대상,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34.4%, 민주당 지지율은 45.2%로 나타났다. 최근 3주간 국민의힘은 상승세(25.7%→29.7%→30.6%)인 반면 민주당은 하락세(52.4%→50.3%→45.8%)를 보이고 있다.

'줄 탄핵' '사기 탄핵' '사법리스크' 목소리 높이는 與

이처럼 양당 지지율 구도가 비상계엄 사태 이전으로 돌아간  배경에 대해 정치권에선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첫 번째는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 조기 대선의 가능성이 커지면서, '1강(强) 독주'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보수층의 견제 심리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또 계엄 사태 이후 정국 혼란을 가중시킨 민주당 행보에 대한 반발 정서가 나타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 민주당은 경찰청장과 법무부 장관에 이어 국무총리 탄핵소추안까지 연이어 처리했다. 또 최근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경제부총리에 대해서도 헌법재판관 후보 3명 중 2명만 임명하고 쌍특검법 등에 거부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탄핵을 거론하고 있다.

민주당이 '탄핵 속도전'을 올리는 속내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이전에 조기대선을 치르기 위해서라는 여당 측 공세 전략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야권이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 사유에서 '내란죄'를 철회한 것에 대해서도 '사기 탄핵'이라며 열을 올리고 있다. 국민의힘 전략파트 관계자는 "오히려 이재명 사법리스크 변수에 쫓기고 있는 민주당보다 더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자평했다.

반면 민주당에선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민심' 전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보수 지지층의 '과표집'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를 거부하고 여당 의원들이 이에 동조해 대통령을 호위무사처럼 엄호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보수층의 결집도도 함께 높아졌다는 것이다.

한국갤럽 차기 대권 선호도 조사에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범여권 주자 중 1위를 한 점도 의미심장한 대목으로 꼽힌다. 김 장관은 윤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들 중 대표적 강성 보수로, 국무위원 중 유일하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사과하지 않은 인물이기도 하다.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는 "그간 대중적 인지도 대신 논란만 있었던 김 장관이 한동훈‧홍준표‧오세훈‧유승민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친 것은 극우 보수층이 결집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왼쪽은 김기현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12월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는 모습이다. 오른쪽은 야권 초선 의원들이 12월7일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국민의힘 내란 비호 44인 규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이다. ⓒ연합뉴스‧시사저널 박은숙

민주당 내부서도 '중도 확장' 전략 고심 중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차기 집권을 위해 중도층을 포섭하는 등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현 국면을 해결하고 국정 안정과 경제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보이는 것에 부족함이 있지 않았나"라고 자평했다.

실제 민주당은 '내란 진압' 이후 곧바로 조기대선 모드로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민생 경제'과 '실용주의'를 기치로 정책 전략을 물밑에서 조용히 구상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는 22대 총선 후 9개월 만에 발간한 '총선백서' 속 "이념이 아닌 실질, 정치싸움이 아닌 민생이슈에 집중" "민생고통과 불안을 완화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실용적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등 문구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이 대표는 취약 지역인 영남권을 겨냥해 '동진 정책'에도 힘을 쓰고 있다. 이 대표는 비상설 조직인 전국정당위원회를 상설 조직인 전국정당추진특별위원회로 격상했으며 이재명 대표는 전폭적 지원을 공언했다. 이 대표는 "잘못된 지역주의를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민주당도 어려운 지역을 방치한 것이 없지 않다"며 "전국정당으로 국민께 골고루 선택받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결과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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