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 초읽기 “공수처, 밤새워도 끝장본다 결기 보여라” [세상&]

법조인들 의견 들어보니
“결국 최상목 권한대행이 나서서 경호정당성 희석해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경내에서 대통령 경호처 인원들이 철문 앞을 차량으로 막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2차 집행 시도에 앞서 시기와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지금 같으면 경찰특공대가 가도, 향후 특검이 출범해도 경호처는 저항할 것”이라며 “공수처는 이번에야말로 끝장을 보겠다는 결기로 공수처에 우호적 여론을 형성하는 등 국면전환에 힘써야 하고, 결국 최 권한대행이 힘을 실어줄 필요도 있다”고 제언했다.

안영림 법무법인 선승 변호사는 10일 “육탄전이나 총격전은 위험이 너무 커 권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서로의 면을 세우기 위해서는 조사장소와 시기 등을 협의해야하는데, 그간 윤 대통령 측 태도를 볼 때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공조수사본부는 2차 체포집행시 장기전에 대비해야 하고, 막상 관저에 윤 대통령이 없을 가능성까지 대비해 관저 이외의 기관에 대한 수색영장도 확보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윤 대통령 측이 협의하자는 제안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이를 쉽게 받아들이면 시간끌기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러면 또다른 비판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체포시 경호처 저항에 대한 가장 종국적인 책임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져야 한다. 최 권한대행이 나서면 경호처는 정당성을 완전히 상실해 경호동력도 잦아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최 권한대행이 체포협조 요청을 해도 경호처가 따르지 않을 가능성은 있지만, 어쨌든 할 수 있는 조치는 일단 모두 취해놓고 경호처의 반응을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지청장 출신의 법조계 인사는 1차 체포집행시 공수처의 소극적인 태도를 꼬집었다. 그는 “공수처는 왜 끝장을 보지 않고 5시간만에 끝내나. 일주일의 체포기간 동안 단 하루만 시도한 것도 문제”라며 “야간 집행도 된다고 했으니 이번에는 공수처장이 직접 관저에 가서 밤을 꼴딱 새더라도 영장 방해하는 사람은 적극적으로 현행범 체포를 하는 등 최대한 집행하려는 결기를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결국 생중계가 돼 국민들이 지켜보게 될텐데, 이같은 결기로 공수처에 대한 우호적 여론을 형성해야 한다”며 “이를 대통령 측에서 부담을 느끼게 하는 식으로 사태 진전을 이끌어 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당 국회의원들이 관저 내외부의 ‘인간 벽’에 동참할 가능성도 변수로 지목된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전날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에서 “국회의원도 영장 집행 업무를 방해할 시 마찬가지로 공무집행방해에 적용된다. 범죄를 저질렀을 때는 현행범 체포가 되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다”고 했다.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봐줄 것 없이 체포하면 된다’라는 야권의 당부에는 “잘 알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