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이온 이용해 배터리 양극재 성능·수명 높여

문세영 기자 2025. 1. 1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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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양극재 성능과 수명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신기술이 개발됐다.

수소 이온을 활용해 소재의 물성을 변형시켜 배터리의 에너지 저장 성능을 높였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엄광섭·이주형 신소재공학부 교수와 이정태 경희대 교수 공동 연구팀이 수소 이온을 활용해 에너지 저장에 적합하도록 소재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바꾸는 금속 산화물 수소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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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과학기술원·경희대·조지아공대
(왼쪽부터) 엄광섭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 이주형 교수, 이정태 경희대 교수, 권준화 박사, 소순성 박사. GIST 제공.

배터리 양극재 성능과 수명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신기술이 개발됐다. 수소 이온을 활용해 소재의 물성을 변형시켜 배터리의 에너지 저장 성능을 높였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엄광섭·이주형 신소재공학부 교수와 이정태 경희대 교수 공동 연구팀이 수소 이온을 활용해 에너지 저장에 적합하도록 소재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바꾸는 금속 산화물 수소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금속 산화물 수소화는 금속 산화물 내부에 수소 이온과 전자가 삽입되는 반응을 말한다. 

그동안 수소화를 정교하게 조절하는 작업은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합성법은 금속 산화물과 산성 용액에 녹아 있는 금속이온의 표준환원전위 차이를 통해 금속 산화물의 결정성 내부로 삽입(도핑)되는 수소의 양을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다. 표준환원전위는 표준 수소 전극과 환원이 일어나는 반쪽 전지를 결합시켜 만든 전지에서 측정한 전위를 의미한다. 

연구팀은 재료 기초분석을 통해 금속 산화물 내부에 수소 이온이 있으면 금속 산화물의 구조적·전기화학적 특성이 조절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러한 특성에 기반해 수소화-몰리브데넘 산화물을 리튬이온 배터리의 양극재로 활용해 높은 에너지 용량을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 양극재 소재 설계에 나섰다.

현재 상용 단계에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 양극 소재는 코발트, 니켈, 철, 망간 등이다. 이들의 에너지 용량은 140~200mA(밀리암페어)/g로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다.

몰리브데넘 산화물은 이론상 279mA/g의 용량을 저장할 수 있다. 다만 배터리 충·방전 중 발생하는 결정 구조의 붕괴 현상에 따른 내구성 문제와 낮은 이온전도성으로 인한 느린 충·방전 속도로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수소화-몰리브데넘 산화물 양극 소재는 상용 소재 대비 약 1.4~2배에 해당하는 280mA/g의 높은 에너지를 저장했다. 또 약 20분 안에 170mA/g의 에너지를 빠르게 저장·사용할 수 있었다.

수소화-몰리브데넘 산화물 양극재는 기존 몰리브데넘 산화물이 가지고 있는 고질적 문제인 구조 붕괴 현상이 억제돼 1000회의 충·방전 이후에도 초기 용량의 약 76%를 유지할 만큼 수명이 향상됐다. 

금속 이온을 활용한 산화물 수소화 합성 기술 모식도. GIST 제공.

연구팀은 전기화학 및 분광학 기초실험을 통해 도핑된 수소 이온이 몰리브데넘 산화물의 충·방전 시 발생하는 결정 구조의 붕괴 반응을 제한해 배터리 사이클의 안정성을 개선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수소 이온은 몰리브데넘 산화물의 대칭적 결정 구조를 뒤틀어 결정 내 리튬 이온이 원활하게 확산할 수 있는 경로를 만들어 빠른 충·방전이 가능하게 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연구팀은 외부의 에너지 공급 없이 금속 산화물 내에 수소 이온을 삽입할 수 있는 방법론을 새롭게 고안했다. 또 수소 이온을 활용해 재료의 물성 특성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이번 기술 개발의 산업적 활용 가능성과 실효성을 검증했다. 

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금속 산화물 수소화 반응의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는 점에 학술적 의의가 있다”며 “특히 수소 이온을 활용해 재료가 가진 고유한 물성을 매우 용이하게 조절함으로써 향후 에너지 소재 개발에 새로운 장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달 5일 온라인 게재됐다. 

<참고 자료>
doi.org/10.1038/s41467-024-54999-0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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