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尹·與 겨냥 "바보도 대통령 한번 되면 착각 빠져"

김지현 기자 2025. 1. 1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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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통령도 그렇고 여당도 그렇고 야당을 적으로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내란수괴 혐의 수사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과 친윤·중진 중심으로 재편된 국민의힘이 연일 '거대 야당의 폭거가 계엄 사태의 원인'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 것에 대한 지적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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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통령도 그렇고 여당도 그렇고 야당을 적으로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내란수괴 혐의 수사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과 친윤·중진 중심으로 재편된 국민의힘이 연일 '거대 야당의 폭거가 계엄 사태의 원인'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 것에 대한 지적으로 풀이된다.

김 전 위원장은 9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87년 헌정 체제의 창조적 혁신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윤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는 이미 (21대 총선으로) 여소야대가 이뤄졌기 때문에 어느 정도 납득되지만, 그 이후 여소야대를 극복하기 위해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무슨 노력을 했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거대 야당의 폭거가 문제'라는 여권 측 주장에 대해선 "대통령제에서 국회를 야당이 (다수 의석으로) 점거했을 적에 대통령의 자세가 어떻게 돼야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대통령이 자기 임기 동안에 구상하고 있는 일을 실현하려면 국회를 (대화) 상대로 하지 않을 것 같으면 그게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여당을 겨냥해 "대통령이 의회를 야당이 (다수로) 지배하는 때에 있어선 '어떻게 하면 야당과 협치를 할 수 있을까'하는 그런 생각을 해야 한다"며 "처음부터 우리가 '야당은 적이다'라는 사고방식을 갖고 대통령이 행동하면 항상 야당과 대통령 사이엔 큰 간극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 우리나라 국회를 보면 대통령도 그렇고 여당도 그렇고 야당을 갖다가 적으로 생각하지, 그 사람을 상대로 어떤 협치를 하려는 노력이 안 보인다"며 "국회는 토론의 장인데 토론 자체를 피하려 하는 게 지금 여당의 자세"라고 일침을 가했다.

현행 대통령제를 두고는 한국 권력구조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되는 '제왕적 대통령제'라면서, 이 같은 구조 속에서 '대통령을 하려 하는 사람들의 역량이 부족해 이 체제가 바뀌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사실 우리나라가 지금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모르는 게 아니다. 그런데 대통령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현 체제를 유지하려 한다"며 "정치적 역량 충분치 못한 분들이 대통령을 추구하다 보니까 (대통령이 돼도) 내각제를 운영한다는 자신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능력이 없고 바보 같은 사람도 현행의 대통령이 되면,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권한을 가지면 자기 패거리를 끌고 가서 5년 동안 잘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나아가 (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하느냐면, 자기가 대통령이 한번 되면 그다음 대통령도 자기가 원하는 사람으로 시킬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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