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신임 대통령 선출 “정부만이 무기 독점”…바이든 “적임자”

미국 이란 헤즈볼라지지, 이달 25일 끝나는 이스라엘과의 휴전 연장이 과제
의회, 2년 여 12번 선출 무산 혼란 끝 합의 도출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이스라엘이 레바논 최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지난해 11월 휴전안에 합의하고 시리아는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이 축출된 가운데 레바논에서는 2년여 공백이던 대통령이 선출됐다.

레바논 의회는 9일(현지시각) 현직 군 참모총장을 대통령으로 선출해 2년 이상의 권력 공백을 끝냈다고 영국 B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레바논 의회는 이날 조제프 아운 참모총장(61)을 재적 의원 128명 중 99명의 찬성으로 선출했다.

아운은 1차 투표에서는 71명의 지지만 받아 128석 의회에서 선출에 필요한 3분의 2 과반수에 15명이 모자랐다. 몇 시간 후 헤즈볼라의 지지를 받은 아운은 2차 투표에서 99표를 얻었다.

아운 총장은 헤즈볼라가 지난 2년 동안 지지해 온 마라다운동 지도자 술레이만 프랑기에가 8일 출마를 철회해 대통령에 선출됐다.

레바논에서는 2022년 5월 마지막 총선 이후로 제대로 기능하는 정부가 없었다.

임시 총리 나지브 미카티는 그해 10월 당시 미셸 아운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새 내각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지 못해 행정부의 권한이 약화됐다.

심하게 분열된 의회는 12번이나 새 대통령을 선출하는 데 실패했다.

레바논의 대통령은 의회에서 간선으로 선출되며 통상 총리는 이슬람 수니파, 국회의장은 이슬람 시아파, 대통령은 기독교 마론파에게 맡겨지는 권력 분점에 따른 의례적인 자리다.

그는 2017년 3월부터 참모총장을 맡았다.

아운 대통령은 대외적으로는 미국 프랑스 사우드아라비아 등의 지지를 받았다.

미 백악관은 “아운이 이 시대에 가장 적합한 지도자”라고 선출을 축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 적대행위 종식 6주 만에 대통령 선출이 이뤄졌다”며 “이제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오고 레바논이 회복되고 재건되는 중요한 리더십을 제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레바논 유엔 특별조정관인 자닌 헤니스-플라샤르트는 “이번 선거는 레바논의 정치적, 제도적 공백을 극복한 것이자 레바논 국민에게 그들이 누릴 만한 기능하는 국가 기관을 제공하기 위한 오랫동안 기다려온 첫 단계”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아운 대통령이 레바논의 주권과 번영을 회복하고 개혁을 위한 길을 여는 중요한 선거를 치른 것을 축하했다.

이란 대사관도 축하의 뜻을 전하며 양국 공동 이익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레바논과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운 총장은 대통령에 선출된 후 “레바논 역사의 새로운 단계가 시작되었다”고 선언했다.

아운 대통령은 자신의 6년 임기 동안 레바논 정부가 무기를 소지할 독점적 권리를 갖도록 보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는 200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위반해 헤즈볼라가 무장을 해제하지 않고 있는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합의에 따라 이달 25일 끝나는 60일간의 휴전을 연장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아운 총리는 자신의 주요 우선순위 중 하나가 2023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테러로 시작된 전쟁 이후 남부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 동부 베카 밸리의 ‘이스라엘의 침략’으로 인해 발생한 파괴를 복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은행은 이에 드는 비용이 8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아운 대통령은 행정을 직접 담당하지는 않지만 법안에 서명하고, 총리 임명에 대해 정당과 협의하고, 의회에서 신임 투표를 하기 전에 내각을 승인할 책임을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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