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졸음운전 깨우고 창문에 내비게이션이 펼쳐지네...AI와 만난 자동차
전면 유리창 스크린처럼 쓰고
운전자 동공·호흡으로 컨디션 감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 참가한 전장(電裝·자동차 전자장치) 회사들은 첨단 카메라·디스플레이 기술에 인공지능(AI)을 더한 휴먼테크 기술을 뽐냈다. 운전석 앞 유리창이 스크린이 되고 디스플레이 뒤에 숨은 카메라가 운전자의 얼굴을 찍고 '인캐빈 센싱(In-cabin sensing, 운전자 및 차량 내부 공간 감지)' 설루션이 눈동자의 움직임을 분석해 졸음운전 여부를 판단한다.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 현대모비스 전시관에는 기아 'EV9'을 타보려는 줄이 길게 늘어졌다. 현대모비스가 독일 광학 기업 자이스와 개발한 '홀로그래픽 윈드 실드 디스플레이'를 체험해보기 위해서다. 얇은 투명 필름을 유리에 부착해 내비게이션 등 각종 정보를 골라 띄우는 기술로 이번 CES에서 일반에 처음 공개됐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유리창에 화면을 띄우는 기술은 CES 2023에서 처음 선보였는데 액정표시장치(LCD) 등을 유리에 반사시키는 방식이었다"고 말했다.
중국 전자업체 TCL, 일본 유리제조기업 AGC 등 이번 CES에서 '유리창 디스플레이'를 꺼낸 대부분 기업이 LCD 반사 방식의 유리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는데 LCD를 운전석 전면 창문 밑에 심어서 반사시키는 기술적 특성 때문에 앞쪽 유리창 아랫부분에서만 구현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새 기술은 자동차 유리 어느 부분이나 스크린으로 쓸 수 있어 운전 중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 내비게이션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을 함께 만든 자이스는 자동차 유리창에 특수 필름을 붙여 카메라로 활용하는 기술을 발표해 CES 2025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독일 BMW도 차량 앞 유리 밑부분에 각종 주행 정보를 보여주는 기술 'BMW 파노라믹 iDrive'를 처음 선보였다.
운전자 취향 학습해 차 분위기 바꿔
카메라, 센서 등으로 모은 운전자 정보를 모으고 각종 훈수를 두는 기술도 이번에 약속이나 한 듯 공개됐다. LG이노텍은 운전자의 상태를 실시간 감지해 졸음운전 등을 막는 '고성능 인캐빈 카메라 모듈'을 꺼내놓았다. 500만 화소급 RGB(Red, Green, Blue)-IR(Infrared, 적외선) 겸용 센서를 장착한 초소형 고해상도 카메라 모듈로 보조석 및 2열 탑승자의 안전벨트 착용 여부까지 하나로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 이 카메라는 운전자의 졸음운전과 동승자의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판단한다. 얼굴 표정과 심박수, 시선 등을 카메라가 감지해 경고를 보낸다.
삼성전자의 전장 기업 하만도 운전자 상태를 감지하는 인캐빈 센싱 설루션 '레디 케어'와 이와 연동한 AI 시스템 '레디 인게이지'를 전시했다. 레디 케어를 통해 운전자의 눈 깜박임, 고개 숙임 등이 감지되면 레디 인게이지가 졸음운전을 판단, 커피숍으로 갈 것인지 묻고 최적화된 경로를 안내하는 식이다. 현대모비스는 사람의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색깔·패턴이 바뀌는 스마트 조명 시스템이나 운전자의 뇌파 정보를 분석해 졸음운전 등 운전자의 부주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엠브레인 기술도 함께 선보인다.
운전자의 습관과 취향을 학습해 차내 환경을 바꾸는 서비스도 이번 CES 전장 전시관의 관심 거리였다. 하만은 재생 중인 음악을 차량 무드등이나 조명이 탑재된 스피커 등과 실시간 연동해 조명 효과를 제공하는 '오라 라이팅' 기능을 보여줬다. 레디 케어와도 이어져 운전자의 상태에 맞춰 자연의 소리를 음악과 함께 틀어주거나 마사지도 해준다. 일본 소니와 혼다의 합작사 소니혼다모빌리티는 첫 전기차 '아필라'를 내세우며 소니의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을 담았다. BMW도 대화가 가능한 비서를 차량 소프트웨어 '오퍼레이팅 시스템 X'에 집어넣겠다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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