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동결 당부"에도…대학등록금 '줄인상' 움직임
[EBS 뉴스]
10년 넘게 사실상 동결됐던 대학 등록금이 새 학기에는 크게 들썩일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 주요 사립대는 물론 국립대들도 잇따라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데요.
교육부는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대학들은 재정난을 더는 버티기 힘든 수준이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먼저, 송성환 기자의 보도부터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영하를 한참 밑도는 날씨에 이화여대 학생들이 모였습니다.
이들은 당초 학부 등록금 동결 기조를 밝힌 학교가 갑자기 등록금을 인상하겠다며 입장을 바꿨다고 비판했습니다.
인터뷰: 정재린 권리연대국장 / 이화여자대학교 총학생회
"회의 당일 학교 위원들끼리 입 맞춘 듯 푸념을 늘어놓으며 등록금 인상안을 슬쩍 꺼내는 것은 너무나 비겁한 행태 아닙니까?"
서강대와 국민대가 등록금 인상을 결정한 데 이어 이화여대와 연세대, 중앙대 등 서울 주요 사립대 대부분은 등록금 인상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가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 대학의 절반 이상은 올해 등록금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사립대가 시작한 등록금 인상 움직임은 국립대로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는 지난 월요일 등록금 동결 정책과 학령인구 감소로 재정난이 가중되고 교육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의견을 교육부에 전달했습니다.
등록금을 동결한 16년간 소비자 물가가 30% 오른 것을 감안하면 등록금 수입은 실질적으로 마이너스라면서, 자구 노력도 한계에 다다랐다는 겁니다.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인데, 교육부로서도 대학에 동결을 요청하는 것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입니다.
인터뷰: 오석환 차관 / 교육부 (어제, 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 화상회의)
"이 어려운 시기에 특별히 국립대가 등록금 동결에 협력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다만 거점국립대들이 실제 등록금 인상을 시도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한 거점국립대 관계자는 "등록금 인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학들이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먼저 나서서 등록금 인상을 주도하기는 다들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학들이 거점국립대 협의 결과를 따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거점국립대들은 오늘 경북대를 시작으로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어 본격적인 등록금 논의 절차에 들어갑니다.
거점국립대들의 결정에 따라 지역내 일반대학들의 등록금 인상 여부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EBS뉴스 송성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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