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에 정치깡패까지” “전두환 후예답다”…‘백골단’ 국회 들여온 與에 뿔난 野

이준석 “분변도 못 가려”…민주당 “극우 손잡는 걸로 모자라 내전이라도 바라나”
與, 명확한 입장 표명 無…김민전 “백골단 명칭은 청년들이 스스로 토론할 문제”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던 지난 1월3일 오전 이른바 '백골단' 단원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체포영장 집행에 반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 반대 집회를 벌인 '반공청년단'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해 정치권에 논란이 일었다. 야당에선 반공청년단 산하 조직인 '백골단' 명칭 등을 두고 "정치깡패를 부활시켜 윤석열 방탄하나" "내란정당 본색에 경악했다"며 질타를 쏟아내고 있다. 반면 여당 차원에선 "백골단 단어만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백골단' 명칭은 이승만 정부 시절 '정치깡패' 집단을 지칭하면서 나온 단어다. 이후 1980~1990년대에는 시위대를 진압하고 체포했던 경찰 부대를 일컫는 별칭이 됐다. 일반 전투 경찰과 구분되는 하얀 헬멧을 착용해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구타하고 연행하는 등 당시 민주화운동 탄압의 상징이기도 했다.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반공청년단은 "백골단은 반공청년단의 예하 조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SNS를 통해 "여당의 국회의원이 어떻게 공권력 집행을 방해하겠다는 의도로 활동하는 단체를 국회 기자회견장에 데리고 와서 홍보해주나"라며 "백골단이 대한민국에서 어떤 의미의 용어인지 정말 모르는가. 이건 분뇨차 이전에 분변을 못 가리는 정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창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백골단은 이승만 정권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빌미를 만들어준 정치깡패 집단이었고, 1980~90년대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던 사복 경찰이었다"며 "백골단 이름을 자랑스럽게 내걸고 옳고 그름도 구분하지 못하는 미치광이, 바보 같은 사람들을 누가 국회 기자회견장에 세웠나"라고 날을 세웠다.

기자회견을 주선한 김민전 의원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SNS를 통해 "백골단이란 정치깡패를 부활시켜 윤석열을 방탄하겠다는 것"이라며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최민희 의원은 김 의원을 겨냥해 "전두환의 후예 정당 비례답다"고 비판했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도 SNS에 "국민의힘이 하다하다 백골단과도 손을 잡았다"며 "극우와 손잡는 것도 모자라 내전이라도 바라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다.

국민의힘에선 아직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내에서 의원들간 스펙트럼 차이가 분명히 있다. 아직 당 공식 차원의 입장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백골단 단어만 가지고 그분들이 어떤 분들인지, 어떤 마음인지 성급하지 않나 생각된다. 조금 더 관찰하고 숙고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본인의 기자회견 주선이 논란이 되자, SNS를 통해 "한남초교 앞에서 만난 청년들의 열정에 감동했다"며 "기자회견을 주선해달라는 연락에 조그마한 수고를 마다할 이유가 없어 오늘 당장 하자고 짬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자회견 후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청년들에게서 자신들은 시위가 조직화되는 것을 원치 않으며 반공청년단 이름도 동의하지 않는다, 백골단 이름도 좌파들에게 명분을 주는 이름이란 문자가 쏟아졌다"면서도 "반공청년단이나 백골단이라는 이름도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할 문제는 아니고 청년들이 스스로 토론을 통해 교정할 문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