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돌아온 '중국판 다이소', 균일가 대신 '이것' 내세웠다

정연 기자 2025. 1. 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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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소, 해리포터 등 캐릭터 컬래버 제품 전면에
주요 고객은 20대·여성… "가성비 굿즈에 만족"
중국 생활용품점 미니소가 한국 시장에 재진입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미니소 대학로점. /사진=정연 기자
"테마파크 굿즈샵에 온 기분이에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미니소(Miniso) 대학로점에 방문한 대학생 A씨(25)는 이전 매장 분위기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라며 놀라워했다. SNS에서 미니소 재개장 소식을 접한 그는 "해리포터 컬래버 굿즈를 구경하기 위해 친구와 방문했다"며 "예전에는 '비싼 다이소'라는 인식이 있던 반면 지금은 컬래버 캐릭터 굿즈 중심의 매장으로 바뀌면서 볼거리가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생활용품점 미니소가 지난달 14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1호점을 열고 한국에 재상륙했다. 2021년 사업을 철수한 이후 약 3년 만이다. 업계 1위인 다이소의 아성에 밀려 물러났던 때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생필품보다는 유명 캐릭터 지식재산(IP) 기반의 컬래버 제품을 중심으로 한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미니소는 해리포터와의 컬래버 작업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굿즈를 출시했다. /사진=정연 기자
이날 소비자들의 시선을 모은 곳은 해리포터 굿즈 진열대다. 매장 벽면을 가득 채운 해리포터 협업 제품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다. 길거리를 지나다가 해당 제품을 발견하고 화색하며 매장을 찾는 이들도 보였다. 제품과 함께 전시된 오크통·램프·극 중 등장하는 기숙사 엠블럼 등은 소비자의 쇼핑 몰입도를 높였다.

제품 가격대는 ▲인형 볼펜 9900원 ▲캡 모자 1만4900원 ▲슬리퍼 1만8900원 ▲캐릭터 인형 2만6900원 등으로 다양한 편이다. 다이소보단 비싼 편이지만 유명 캐릭터 IP 상품인 것을 감안하면 "가성비가 좋다"라는 의견이 많다. 중저가 생활용품 시장에서 해리포터 협업 제품을 처음으로 선보여 차별성도 확보했다는 반응이다.

광주광역시에서 서울로 여행 온 대학생 오경은씨(21)는 "평소 해리포터를 좋아하는 친구와 굿즈를 구매하러 왔다"며 "다른 유명 컬래버 제품 가격과 비교했을 때 저렴한 편인 것 같다"고 전했다.

미니언즈·스누피·스티치 등 유명 캐릭터와의 협업도 진행했다. 미니소 대학로점 매장 중앙에 컬래버 굿즈가 진열된 모습. /사진=정연 기자
미니언즈·스누피·바비 등 유명 캐릭터 IP를 활용한 굿즈들도 눈길을 끌었다. 알록달록한 색상의 굿즈들은 캐릭터 전시장을 연상케 했다. 매장 중앙의 기둥 형태 진열대에 비치된 인형들은 소비자의 구매심리를 유발했다.

방문객들은 연신 귀엽다는 말을 내뱉었고 실제 제품을 구매하는 이들도 있었다. 해당 제품의 가격은 ▲미니언즈 마우스패드 5900원 ▲스누피 캐릭터 인형 1만4900원 ▲바비 핑크 쿠션 2만5900원 등으로 가격폭이 넓은 편이다.

매장 한쪽에는 저가형 생활용품 판매 공간도 마련됐다. 파스텔톤의 아기자기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IP 캐릭터 상품과 톤앤매너를 맞춘 듯하다. 가격은 ▲칫솔(3개) 3300원 ▲수세미(8개) 2500원 ▲화장대 거울 3300원 등으로 저렴한 생필품 라인을 일부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해리포터로 시선 끌기… "캐릭터 굿즈, Z세대 여성 호응"


매장을 찾는 소비자 연령층은 대부분 20대다. /사진=정연 기자
발랄한 매장 분위기와 귀여운 굿즈 덕에 매장에는 20대 소비자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매장에서 흘러나오는 2세대 아이돌 음악을 흥얼거리며 쇼핑하는 대학생들과 커플이 많았다.

이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유명 캐릭터 굿즈를 구매할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컬래버 캐릭터 수 대비 부족한 제품 종류, 기대에 못 미치는 품질 등이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다. 인천광역시에서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온 20대 이모씨는 "인형·장난감 등에 비해 실용적인 물건은 적은 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미니소 대학로점 관계자는 "대학로에 연극을 보러오거나 데이트를 온 20대 소비자들이 많은데 점심쯤에 주로 몰린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매장 오픈 이후 해리포터 굿즈 인기에 소비자들이 몰렸는데 최근에는 국내 재고가 소진돼 발길을 돌리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미니소는 이날 대학로점에서 확인한 것처럼 '20대' '여성' '캐릭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3~5월 유명 인기 캐릭터인 산리오·치이카와 컬래버 제품 출시를 예고한 미니소는 홍대와 건대입구역에 추가 출점할 예정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미니소의 전략에 대해 "다양한 유명 캐릭터와의 컬래버는 충분히 흥미롭고 차별화된 전략이 될 수 있다"며 "귀여운 캐릭터 제품을 선호하는 Z세대 여성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연 기자 yeon37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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